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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로 넘어온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진통을 겪고 있다. 협상 마감시한은 다가오는데 타협점은 찾지 못하고 있다. 14일 밤 한나라당 안상수,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김효석 원내대표간 심야회동을 통해 절충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며 15일 오전 극적으로 타결되는 듯 했으나 협상타결 전 국무위원 내정자가 언론을 통해 발표되면서 양측은 다시 충돌했고 감정의 골만 더 깊어졌다.
양측 모두 협상은 더 없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협상 전망은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양측 다 '네 탓' 공방을 주고받는데 문제는 국회 협상단과 키를 쥐고 있는 이 당선자 및 손학규 대표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본인들은 일관된 입장을 견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양측 모두 협상 뒤 돌아서면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측은 이 부분에 있어선 같은 목소리를 낸다. 이 당선자와 손 대표의 간섭으로 양측 협상단 모두 애를 먹고 있다는 것.
안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상결렬을 통보했는데 이를 손 대표 탓으로 돌렸다.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김 원내대표와는 합의가 거의 이뤄졌는데 손 대표가 이를 퇴짜 놨다는 것이다. 안 원내대표는 손 대표에게 "그동안 국회를 너무 오래 떠나 있어서 그런지 자꾸 원내대책에 직접 간여해서 원내대표의 권한을 제약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그는 "강재섭 대표는 일체 간섭을 않는다"고 했다. 또 "원만하게 합의가 잘 돼 가는데 손 대표가… 내가 보기에는 (손 대표가) 권한 범위를 넘은 것이 아닌가. (손 대표가) 간섭을 해 모든 것이 뒤틀어지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협상이 안 되는 이유로 "손 대표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신당은 이 당선자 탓이라고 주장한다.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안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 당선자와 손 대표가) 전화통화 십여분 한 뒤 일이 꼬였다"고 했다. 그는 이 당선자에게 "국회로 넘어온 것을 이 당선자가 왜 무슨 권리로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 당선자가 협상에 간섭하면서 "국회 내에서 역할이 비틀리기 시작했다.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에서 '손 대표는 손을 떼라'고 요구하자 최 대변인은 "이 당선자도 손을 떼야 한다"고 맞섰다. 그는 "이 당선자가 정부조직 개편안에 개입하면 할수록 한나라당 협상팀의 자율성은 봉쇄된다"고 경고했다. 최 대변인은 한나라당에 "이 당선자의 재가를 받아 안을 갖고 오든지, 이 당선자가 완벽하게 손을 떼게 한 뒤 이 문제를 끌고가든지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