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J 차남 김홍업과 복심 박지원,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의 살림을 맡은 신계륜, 노무현 대통령의 좌우 최측근 안희정 이광재.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이 민주당과의 합당 뒤 본격적인 공천 채비를 하면서 이들의 공천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거론된 인물들 모두 나름대로의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연루 경력이 있어 '공천쇄신'을 약속한 손 대표의 고민은 적지않다. 물론 그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에게 공천 전권을 넘겼지만 공천 후폭풍은 손 대표가 떠안아야 하므로 부담은 크다. 한나라당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폭의 물갈이 압박을 받고 있는데 엄격한 공천 잣대를 들이대면 위에 거론된 인물들의 공천은 사실상 힘들다는 관측이 높다. 이중 일부는 '국민정서'와도 크게 배치되는 인물이어서 이들에게 공천을 주면 '새로운 진보'를 역설한 손 대표가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과는 각을 세우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고개를 숙이며 당의 텃밭인 호남을 끌어안으려 한 손 대표이므로 DJ 차남 김홍업 의원과 복심인 박지원 비서실장의 공천문제는 딜레마다. 국민정서를 고려한다면 이들의 공천은 손 대표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직접 당 살림을 맡긴 신계륜 사무총장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전력이 있어 공천탈락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손 대표에겐 당 장악을 위해 꼭 필요한 인물들이다. 그래서 고민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요지부동이다. 직접 인선한 7명의 외부 공심위원도 손 대표에 알리지 않을 정도로 박 위원장은 공심위의 독립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치권에 친분 있는 인사가 없어 당에서도 혼자 다닌다고 한다. 앞서 거론된 인물들의 공천에 대해서도 "전혀 예외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어 당내에서는 '거물급'의 공천탈락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위원장은 14일에도 거듭 '공천쇄신'을 역설했다.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꽤 오래 된 사람들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사람, 그리고 당내에서 지금까지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갖고 있던 사람들도 예외없이 규정에 걸리면 다 배제할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죠"라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기준이 정해진 이상 예외는 없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