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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표가 연일 '호남 물갈이'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통합신당의 탈바꿈을 위해선 '인적쇄신'작업이 불가피하고 그 출발점이 호남이어야 한다는 게 손 대표의 주장이다.
호남 의원들의 반발은 물론 당내 최대 계파의 수장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측이 '제3지대 신당설'까지 언급하며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손 대표는 아랑곳 하지 않고있다. 28일 소속 의원 77명이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당장 우리가 편하자고, 당장 우리끼리 원만하자고, 당장 우리끼리 당내에서 분란이 없도록 하자고 편한 길을 가면서 결국 국민에게 버림받고 망하는 길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인적쇄신'을 강조한 손 대표는 같은 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재차 피력했다.
손 대표는 인터뷰에서 "나는 물갈이라는 말을 안 쓴다"면서도 "'호남 쇄신'이 현실적은 지지기반이 되는 지역인 호남에서 부터 변화의 물결을 보여줘야겠다"고 밝혔다. '총선 전망이 전반적으로 비관적'이란 질문에 이 같이 답했는데 손 대표는 인터뷰에서 '호남색'이 강한 자당의 이미지를 이번 총선을 통해 탈바꿈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손 대표는 "우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한나라당이나 다른 당에 몇 석을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영남.충청 지역에서 기반을 확대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석패율에 기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자칫 잘못하면 이 나라 정치가 또 지역구도로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놓은 제안이다.
정 전 장관의 정치활동 재개와 '신당창당'까지 주장하는 그의 일부 측근들에 대해서는 "사람이 많이 모이면 이런저런 얘기가 있을 수 있다"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당이 새롭게 변화해서 살자는 노력의 일환으로 손학규를 대표로 앉혔고 그 자체가 변화와 쇄신을 위한 몸부림"이라면서 "나라고 이 독배를 받고 싶어서 받았겠나. 이것은 숙명"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손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내가 해놓은 것을 부정하느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인으로는 할 수 있지만 물러가는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물러나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시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내놨다. 손 대표는 "노 대통령이 계속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도왔다. 이명박 당선의 일등 공신이 바로 노 대통령"이라며 "이렇게 되면 이명박 대통령이 전횡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고 나가는 것 밖에 안 된다. 야당의 역할을 거꾸로 위축시키고, 여론의 역풍을 가져와 야당으로서 문제제기 하려고 했던 것도 제대로 못할 수 있다"고 비판한 뒤 "대통령은 야당과 국회 역할을 좀 더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