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특사단의 방중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박근혜 전 대표가 가서 우리 목표가 달성됐다"며 먼저 특사단장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23일 서울 통의동 당선자 집무실에서 면담을 가진 이 당선자와 박 전 대표는 방중 이전 만남에서 차게 굳었던 분위기와는 달리 밝은 표정이었다.
이날 면담에서는 '탈당'배수진을 치고 반발하고 있는 박 전 대표와의 당내 공천 갈등이 어떻게 가닥 잡힐 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는 방중 결과 이외에 정치 현안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비공개 독대를 통해 양측에서 모종의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당선자는 박 전 대표에게 "가깝게 해서 악수합시다. 그래야…. 세상에 흉을 봐 사서(경상도 사투리, '사람들이 흉을 볼지도 모르니')"라며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했다. 방중 이전 면담에서 두 인사의 '거리'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당선자의 연두빛 넥타이와 박 전 대표의 연두색 셔츠를 두고 유정복 의원이 "옷 색깔이 잘 맞는다"고 말하자, 이 당선자는 "그러냐. 넥타이 색깔이 맞는 것 같다"고 답했고, 박 전 대표도 웃었다.
박 전 대표는 "이번에 가서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해 여러 최고 지도자들에게 이 당선자가 한중 관계에 대해 말한 뜻을 잘 전달했다. 후진타오 주석에게는 친서도 전달했으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 당선자는 "후진타오 주석 만난 게 국내 텔레비전에 잘 나왔다"고 관심을 표현했고, 박 전 대표가 "다 보셨느냐"는 물음에 "일부러 봤다. 이번에 (박 전 대표가) 가서 성공적으로 돼서 중국이 안심됐을 것"이라고 치하했다. 박 전 대표는 "한중 관계가 한단계 더 수준이 격상되고 더욱 우호협력관계가 발전되기를 바란다는 후진타오 주석의 말이 있었고, 가급적 빨리 오시면(방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정복 의원이 끼어들어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해 대부분 관계자들이 박 전 대표를 특사로 보내준 것을 우선 중국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했다"고 말하자, 이 당선자는 "내가 그걸 노린 것"이라며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이 당선자는 "(미국, 일본과의 외교강화로) 중국이 긴장했는데 박 전 대표가 가는 바람에 그게 아마 많이 해소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박 전 대표의 중국어 구사 등이 화제로 올랐으며, 중국특사단 도착에 맞춰 마침 북경에 눈이 내려 "눈이 별로 없는 북경에 서설을 몰고 왔다는 말이 있었다"는 유 의원의 말에 이어 박 전 대표는 "한중 관계가 앞으로 잘 풀릴 것이다(는 말이 있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