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려고 16일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은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황당한 마음으로 브리핑을 하겠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통합신당은 통일부까지 폐지하는 인수위의 새 정부 조직개편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이미 오전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최 대변인이 "황당하다"며 말문을 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인수위는 이날 오후 1시 통합신당 김효석 원내대표에게 정부조직개편안을 통보했는데 최 대변인은 인수위의 전달방법을 문제 삼았다.

    최 대변인은 "조금 전 1시에 인수위 행정실의 실무자 한 분이 정부조직개편안을 갖고 통합신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전달했다. (개편안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고 그냥 책자를 전달하는 자리였다"면서 "이런 식으로 야당을 무시하는 일은 처음"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당선자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정부조직법 같이 중요한 일을 협조하고 당부하고 설명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최 대변인은 "오늘 1시에는 민주노동당도 전달받았고 한나라당도 전달받았는데 인수위가 등기소포 배달하는 데 바쁜 날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럴 거면 퀵서비스로 하는 게 빠를 뻔 했는데 뭣 하러 발품을 팔았는지 이해가 안간다"면서 "방식도 황당했고 내용도 황당해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말도 생각나지 않아 황당하다"고 거듭 불만을 표출했다.

    최 대변인은 인수위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회 협조를 요구한다고 해 놓고는 마치 등기소포 배달하듯 이렇게 중요한 조직개편안을 실무자 손으로 통합신당에 전달한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도리에도 안 맞는 오만"이라면서 "공식 사과를 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편내용도 경솔하게 서두르나 싶더니 역시 졸작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작은 정부라는 것은 정부 몸무게를 줄이는 것인데 몸무게는 줄이지 않고 팔 다리만 잘라놓은 개편안이라 비판하지 않을 수 없고 동의하기 어려운 안"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은 18일 '바람직한 정부조직개편안'이란 주제로 자체 토론회를 벌이며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의 반대여론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