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중국특사로 방한한 왕이 외교부 부부장을 접견하고 새 정부의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이 당선자는 이날 통의동 당선자집무실에서 왕이 부부장을 비롯,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 등 중국특사단을 맞았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을 대신해 왕이 부부장은 "후진타오 주석은 북경에서 각하와 빨리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새로운 정세 하에 새로운 출발점에서 한중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의견교환을 하고 싶다"고 방중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 당선자는 "왕이 부부장은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를 해서 텔레비전을 통해 국민들이 얼굴을 다 안다"며 친근감을 표한 뒤 "대사를 통해 후진타오 주석이 축하서신을 보내줘 감사하고, 왕이 부부장이 와서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이에 왕이 부부장은 "이번 방한의 중요한 목적은 각하와 한국국민과 한중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꽃피게 하는 가는 것"이라며 "의사소통을 보다 깊이 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접견에서도 총선 공천 문제로 시각차를 나타내고 있는 이 당선자와 중국특사단장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에 시선이 모였다. 지난 11일 미국(정몽준) 일본(이상득) 중국(박근혜) 러시아(이재오) 등 주변 4국 특사단과의 면담에서도 '좌시하지 않겠다'며 공천 논란 전면에 나선 박 전 대표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이 당선자는 "(박 전 대표를 특사로 파견한 것은) 우리도 (중국을) 크게 배려한 것"이라며 박 전 대표를 치켜세우며 대화를 끌어내려 노력했었다.

    접견실에 입장한 이 당선자는 왕이 부부장과 인사 후 박 전 대표에게 다가가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고 한다. 이 당선자는 사진촬영을 위한 취재진의 요청에 지난 회동에서 '갈등'이 부각된 점을 우려한 듯 "웃어야지, 안 웃으면 또…"라며 박 전 대표와 둘만 같이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특별한 말 없이 어색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이후 이 당선자는 왕이 부부장, 박 전 대표와 함께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