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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회창 전 대표가 7일 오후 출마를 선언했다.
한나당의 이명박 후보(MB)가 실용 중도 노선을 택한 것을 반대하며 출마한 이회창에게 박근혜 지지자들과 MB의 도덕성에 의문을 갖는 유권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지지율은 순식간에 올라갔다.
그러나 현 판세로 볼 때 최종승자는 MB가 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폭넓은 지지세력의 확보
이념적으로 볼 때 정동영은 좌파, 이명박은 중도, 이회창은 극보수와 중간보수 일부가 참여하는 우파로 분류할 수 있다.
MB는 중간 보수와 일부 진보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지만 중요한 것은 보수를 근간으로 한다는 점이다. 반면 이회창은 보수에 너무 치우친 이른바 극보수층이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이념 구도로 보면 단연 MB가 보수와 진보를 포용하는 진정한 화합형 지도자로 비춰질 수 있다.
수도권 30~40대를 핵심 지지층으로 20대 젊은층과 50대 이상의 중년층까지 시대정신인 '경제'를 키워드로 MB를 지지하고 있는 반면 이회창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이회창은 충청과 대구,경북권의 일부만을 대표하지만 MB는 호남을 비롯한 전국적인 지지를 골고루 확보한 한국 최초의 대통령 후보로 평가된다.
11월 말에서 12월 초가 되면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3인의 지지율은 두 가지로 나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첫째, 범여권의 통합으로 3강 구도가 되는 것이고 둘째로 MB와 이회창의 2강 구도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3강 구도가 될 경우 MB와 이회창의 단일화를 위한 국민적 요구와 맞물리며 보수진영의 일대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명박과 이회창 2강 구도가 되면 노대통령과 DJ는 중도의 이명박을 택하여 딜을 걸어올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둘째, 지역구도에서 유리한 위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의 '정책대결'은 당락의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만 한국정치는 아직도 지역구도와 연합으로 정권을 잡으려는 추세가 뚜렷하다.
한국을 비록한 동양에서 소위 3김이 단골로 써먹은 '3분지계' 전략이 엄청난 위력으로 대권을 잡은것 처럼 MB는 이 부분을 최대한 경계하며 수도권 전략에 올인함과 동시에 충청권은 정운찬 같은 인물과 정책을 내세워 표의 분산을 노려볼 수도 있다.
정동영이 김대중을 잡고, MB가 김영삼을 잡고, 이회창이 김종필의 협력을 담보로 심대평을 잡는다면 결국 한국 정치사 원조 3인이 2007년 대선에서도 자리 매김하게 된다.
이회창이 심대평의 충청권과 박근혜의 대구 경북, 고건의 호남권을 묶으면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고건을 통한 호남 결집과 박근혜의 명분상 제약으로 현실적으로 실현되기는 어렵다.
게다가 박근혜 전략은 명분상 MB를 측면 지원하며 한편으론 경선때 핵심 멤버들이 이회창쪽으로 합류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좀 복잡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는 차기가 필수임으로 누가 더 차기에 유리한 가도 계산하게 될 것이다.
호남권은 실제 투표에서 범여권 후보로 결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독교적 신앙 기반이 강한 만큼 간증 집회로 공략하고 호남인물 등용과 지역 개발 정책으로 대응한다면 효과가 더 좋을 것이다.
셋째, 명분과 정책의 부재
MB는 그동안 경선을 거치며 치열한 정책 검증을 안팎으로 받았지만 지금 출마하는 이회창은 국민 앞에 어떤 정책을 가지고 설득할지? 짧은 시간에 가능한지? 혹시 2002년 대선때 정책을 일부 수정해서 가지고 나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대선 키워드인 시대정신은 '경제문제'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만큼 이회창 뿐만 아니라 범여권 어느 후보도 실적을 통해 검증된 MB를 능가할 후보는 없다는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는 지나가지 않는 지역이 거의 없어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각각 나름대로의 희망을 품고 이명박을 기대하고 있다. 법과 원칙의 도덕성도 국가 지도자로서 중요한 덕목이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시급한 것이다.
이회창은 법과 원칙의 대쪽 이미지로 정평이 났지만 이번 탈당을 통한 대선 출마로 고귀한 이미지 마져 내놓게 되었다.
게다가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를 선출한 이상 이명박을 지지하며 좌파정권을 종식하는데 누구 보다도 앞장 서야할 대쪽 이회창이 원칙을 무너뜨리고 다양한 명분을 내세워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자기 모순으로 평가된다.
최후의 승자는 MB
노대통령과 DJ가 김경준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MB만 작업해도 될 것을 이회창 출마로 혹시 최근 삼성 비자금 사건을 터트려 2002년 대선 잔금의 이회창을 엮으려 한다면 엄청난 부담과 함께 큰혹을 하나 더 붙인 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최후에 정동영과 문국현 후보 등 범여권이 단일화되고 이회창이 이명박과의 경쟁 후유증으로 인해 단일화를 거부할 경우 좌파정권 교체의 목표가 물 건너갈 수도 있다.
현 정권이 보수의 표를 균등하게 나눌 목적으로 MB를 김경준 사건으로 몰아갈 가능성도 크지만 결론적으로 2007년 대선은 위의 3가지 이유 때문에 MB가 마의 지지선인 40%선을 철통같이 지킴으로써 최종적으로 웃는 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박문규/객원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