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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이가 있다. 그는 바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전 유한킴벌리 사장)다. 각종여론조사에서 '정치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5%~8%의 지지를 얻으며 초라하지만 범여권 2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 그가 심심찮게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언론탓'이다.
문 후보는 얼마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나를 철저히 소외시키려고 TV나 신문이 그동안 일체 내 인터뷰를 안 실었다"고 불만을 터뜨리며 언론이 주목만 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지지율은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지지율은 '기적'이라고까지 스스로 평가했다.
과연 문 후보가 언론의 철저한 소외를 받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문 후보는 '정치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과도하게 언론에 노출돼 있다.
이와관련, 25일 발행된 주간지 한겨레21이 문 후보의 언론 노출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조사를 해놨다. 문 후보의 대선 출마 소식을 다루기 시작한 8월22일부터 10월19일 오후까지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SBS 등 방송 3사를 포함한 TV 뉴스는 문 후보 소식을 117차례나 보도했다. 문 후보 이름이 한 번이라도 거론된 뉴스로 범위를 넓히면 315건으로 늘어난다. 이 수치는 원내의석수 기준 제3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노당의 권영길 후보(TV 뉴스 84건)에 비하면 상당히 언론에 노출이 많이 돼 있는 것이다. 또한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는 TV뉴스 노출빈도가 고작 74건에 불과했다.
일간지를 살펴보면 보수적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제외한 9개 종합일간지에 문 후보 이름이 제목으로 올라온 기사만 해도 127건이었다. 권 후보는 88건, 이 후보는 67건으로 문 후보보다 덜 주목받았다. 17개 인터넷 매체로 눈을 돌리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문 후보 관련 소식은 276건으로 나타났다. 권 후보는 149건, 이 후보는 73건이다. 정가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힌 두사람에게는 처절한 수치다. 이들에 비하면 '정치신인' 문 후보는 '호강'에 가깝다.
포털도 문후보에 관해서 상당히 관대하다. 31일 아침까지 네이버 뉴스의 최상단은 문 후보의 창조한국당의 창당과 관련된 소식이 차지했다. 다음이나 야후도 문 후보를 주요 대선 후보로 분류해 놓고 있다.
문 후보의 '언론탓'은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탓'과 상당히 유사한면이 있다. 노 대통령은 '언론탓'을 잘한 대통령이다. 그는 급기야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라는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자세히 따지고 보면 조중동문 등 보수지 3~4개와 몇몇 인터넷 매체를 빼면 노 대통령에 우호적인 언론이 더 많았다. 특히 KBS MBC 등 막강한 방송과 한겨레신문 등 주요 일간지 수많은 인터넷 매체, '다음'같은 거대 포털까지 노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다. 노 대통령이 '언론탓'을 하기엔 근거가 상당히 불충분하다. 문 후보도 마찬가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