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후보가 갑자기 출마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그 지지자들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사무실을 열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이회창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회창이 국익과 사익도 구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란 것을 증명한다.

    이회창은 지난 24일 갑자기 국민행동본부집회에 참석하여 연설을 하였다. 그는 “현실정치에 떠나 있었지만 여러분과 함께 이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하고 “북한의 김정일과 남한의 친 김정일 세력이 또 다시 한반도의 주도세력이 되느냐, 아니면 대한민국 수호세력이 그 주도권을 장악하느냐의 그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발언하였다. 그러나 이 말은 뻔뻔스러울 정도로 자기 기만적이다.

    지난 5년 동안 노무현이 김정일과 짜고 국정을 농락할 때 이회창은 어디에 있었는가? 그 고고한 품위에 흠이라도 갈까봐 집안에만 꼭꼭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 자신이 마치 구국기사나 되는 것처럼 큰소리를 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꼴인지 본인은 모르는 것 같다. 특히 지난 대선 때 여중생 사망 촛불 시위에 슬그머니 나타난 그가 지금에 와서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친북세력이 또 다시 집권할까 두렵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모순이란 것을 본인은 모르는가보다.

    그는 실패할 수 없는 선거를 두 번이나 실패하였다. 모두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성격상의 결함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보수적 가치를 대표하겠다는 사람이 두 아들 모두 군대에 보내지 않은 것을 오로지 부인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정직하지 못한 처사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회창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행동은 최돈웅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최돈웅 전 의원은 ‘차떼기 선거자금’으로 알려진 불법 선거자금 모금으로 한나라당에 회복하기 힘든 불명예를 안긴 사람이다. 그런데 이회창은 최돈웅이 자신을 위해 일했고 그 책임을 졌다고 보고 있으며 최돈웅이 한나라당 상임고문직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 바로 자신에 대한 결례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대의와 개인 간 의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옹졸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이회창의 출마를 강력히 권고하는 세력은, 물론 충실한 창사랑 회원도 있지만, 바로 ‘박빠’로 알려진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이명박 후보는 약점 때문에 반드시 중도에 하차할 것으로 믿고 있는 집단이다. 이 신념이 너무나 강해 네거티브 공격도 네거티브가 아니라 검증이라고 우기는 우물안 개구리식 사고에 찌든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회창이 바로 이들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정말로 이명박은 약점이 있어 한방에 날아갈 것으로 믿게 된 것 같다. 참으로 어리석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약점을 눈에 보이지 않고 오직 남의 약점만 크게 보이는 전형적인 소인배의 행태다.

    ‘박빠’들의 문제는 정권교체보다 이명박의 당선을 더 싫어한다는데 있다. 이들은 박근혜에 대한 믿음이 지나친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에 대한 혐오감이 지나친 것인지 도무지 구별을 할 수 없는 비정상적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회창이 이러한 사람들이 부추기는 대로 경솔하게 움직이는 것은 바로 그가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질, 독자적 판단력과 실천적 행동력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기회주의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회창은 자신의 도덕성은 완벽한데도 김대업의 허위폭로로 낙선하였는데 도덕적으로 흠이 많은 이명박은 틀림없이 중도하차할 것으로 믿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그러한 믿음은 일부 맹목적 신봉자들의 맹목적 주장에 불과하다. 이명박의 도곡동 땅이나 BKK 문제는 이미 검증이 끝난 사안이다. 노무현도 이미 이러한 점을 고백한 적이 있다. 노무현도 이명박은 한 방에 날아갈 것으로 믿었으나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이명박이 한 방에 날아갈 것으로 믿는다면 이는 정상적 판단력을 상실한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회창은 한나라당 경선에 불참하였다는 것이다. 경선에 불참하였다면 이번 대선을 포기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느닷없이 출마를 하겠다고 고민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의 결심조차 지키지 못할 정도로 귀가 엷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결단을 내릴 정도의 강단도 없으면서 옆에서 부추기는 사람의 뜻에 따라 기회를 엿보는 기회주의자의 전형적인 형태다. 뿐만 아니라 이회창이 한나라당 당원이라면 한나라당의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를 흠집 내는 해당행위를 하면서 그것이 마치 국가를 위한 것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 된다.

    지금 이명박 후보는 문제가 없다. 지지율이 50%를 상회하는 확고부동한 대세를 굳히고 있다. 이 지지율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을 상회하는 숫자다. 이것은 한나라당보다는 이명박 후보 개인이 국민통합과 정권교체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확고한 지위를 일부러 흠집을 내어 흔들 이유가 없다. 만약 이명박 후보가 이러한 국민의 기대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일부 맹목적 충성파나 불만이 가득한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아니라 국민이 이회창을 부르게 될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이회창이 스스로 그러한 상황을 가정하여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분열만 조장할 뿐이다.

    어쩌면 이회창은 몇 십만 표 차이로 낙선하게 된 것에 대해 미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몇 십만 표가 바로 자신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란 것을 자각하여야 한다. 그 약점 때문에 질 수 없는 대선에 두 번이나 패배한 것이다.

    폐일언한다면, 이회창은 지금 이명박 후보가 5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상황을 축복으로 생각하고 이명박을 위해 지원연설을 하고 다녀야 한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대업을 이명박이 이룰 확률이 높아진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여야 한다. 이명박이 지금 안보문제에 대해 좀 불명확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점에 대해 보다 더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할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 또는 국민의 합의가 이것이라는 식으로 이명박 후보의 관점을 바꾸도록 요구하여야 한다. 이회창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은 이명박을 도와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다. 독자출마는 또 다시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허망한 희망에 헛되이 자신을 불사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