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패했다. 통합신당이 그간 보여줬던 혼탁한 정치 구조에서 손학규가 패했다는 것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기도 하고, 또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이 시대의 가장 깨끗하고 개혁적이며 담대했던 정치인 손학규는 이 시대를 이토록 험난한 정치역정으로 얼룩지게 만들었던 친북좌파 집권세력 출신의 경선후보자들로부터 정체성 시비를 필두로 결국 당하고야 말았다. 순수치 못한 집권세력의 정치 전략에 휘말린 손학규의 정치실험은 끝내 좌절하고야 만 것이다.

    그러나 그는 비록 깨끗하고 개혁적인 정치 실험에는 실패했지만, 손학규의 정치 실험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그가 분명히 보여준 것이며, 국민들 또한 손학규의 정치적 신념을 찬사하는 날이 미구의 어느 날에는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깨끗한 정치를 상징하는 손학규의 새로운 정치 모드가 이 나라를 새로운 정치행태로 바꾸어 나가는 모멘텀이 제공될 것이라고 확신을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불균형하고 불공정한 신당 경선행태는 그야말로 진흙탕에 비견할 만한 추악한 모습 그대로였다. 인구수가 가장 적은 전북 선거인단 수가 서울에 이어 전국에 2위를 점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신당 경선이 불공정했던가를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추악한 경선 행태와 얼룩진 부패 정치구조의 온상이었던 신당 경선은 한마디로 대통령 명의도용이라는 하나의 사실로만 보아도 그 정도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도덕적 책임은 간데온데없고, 이기고 보자는 식의 이전투구 현상만 보였던 신당 경선 행태는 다시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유사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손학규는 새로 시도된 모바일선거에서 최선두를 달렸다. 이것은 확실히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여론지지의 중심에 그가 서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다. 손학규는 깨끗한 정치와 개혁적 마인드로 상징되는 이 시대에 찾아보기 드문 훌륭한 정치인이다.

    한나라당의 ‘빅3’로서 이명박의 대세론과 박근혜의 고정 지지기반의 벽을 뚫고 한나라당을 개혁적인 동력으로 변화시켜보려던 손학규의 정치실험은 벽에 부닥쳤고, 더욱이 그를 지지한다고 공언해왔었던 한나라당 다수의 소장파들이 뒤돌아섬으로서 그는 탈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손학규는 범여권 여론조사에서 줄 곳 최고우위를 차지했었지만, 범여권에는 전혀 그를 지지하는 실질적인 뿌리가 없었고, 친북좌파 성향의 집권세력을 대표하는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의 냉소적인 벽을 그는 결코 뚫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동원 경선력과 사전 조직 경선력, 명의도용 경선, 차떼기, 버스떼기, 박스떼기, PC떼기, 콜떼기 경선의 추악한 정치 전략의 교활한 성을 이 시대의 순수 정치인 손학규가 어떻게 돌파할 수가 있었을까. 대통령 명의 도용 사실까지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있는 잘못된 정황에서 용두사미의 수사 이외에는 당에서 어떠한 특단의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나라당 ‘빅3’시절 민심대장정 중 그를 지지했던 몇 십 명의 소장파 국회의원들이 손학규에게 등을 돌리고 대세론에 합류해버린 그 어느 날 그는 그의 개혁의지에 대한 좌절을 느끼고 그가 죽는 길 인줄 알면서도 추운 시베리아 벌판으로 떠난다는 말 한마디를 남긴 채 광야의 벌판을 향해 탈당 했던 손학규는 결국 2007대선에서 그가 만든 대통합민주신당의 불쏘시개 역할에 불과한 결과만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제 3지대의 정치실험 - 깨끗하고 개혁적인 정치를 시도했던 손학규는 독자적인 정당을 만들려고 시도했던 처음 의도와는 달리 현실적인 어려운 벽에 부닥쳤고, 그래서 정동영을 비롯한 집권세력의 후신들의 끝없는 러브콜을 불가항력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으로서 그의 정치적 이상을 찾으려 했었던 그의 정치 실험은 결국 좌초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손학규는 다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오직 2007대선만을 잃어버렸을 뿐이다. 손학규가 지닌 소중한 정치철학의 상징인 깨끗한 정치, 개혁적인 정치 그리고 시장경제를 중시한 자유 민주주의에의 열망을 국민들은 깊게 깊게 기억해 낼 것이다.

    정치는 생물과도 같다. 미래의 정치상황은 깨끗하고 개혁적인 상징의 대표 정치인인 손학규의 의미를 새롭게 기억하고 받아들이게 될 날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손학규에게는 돈과 조직이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그의 의지와 이상과 청결함으로 깨끗한 정치를 이루려고 했던 그의 모습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가 일단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자, 그 깃발 아래로 정동영을 비롯한 전 열린우리당의 당인(黨人)들이 모이기 시작하였고, 그래서 경선에 임하면서 매우 불리한 조건을 담대하게 그리고 순수하게 받아들임으로써 결국 예견된 패배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순수하고 깨끗한 손학규는 노회한 일부 친북좌파 성향 정치인들에 의해 지극히 불합리한 조건으로 만들어진 경선룰에 매몰되어 패배를 초래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일단 경선이 시작되자, 양두구육(羊頭狗肉)의 모습을 띤 집권세력 출신 경선 참여자들은 한나라당 전력의 손학규를 그들과의 이질적 정체성이라는 담론을 형성하여 집중적으로 손학규 죽이기에 전력을 기울였다. 경선에 참여한 일부 친북좌파성향의 정치인들이 ‘손학규는 한나라당 식 정체성을 지닌 정치인’이라는 이상한 공격 용어를 만들어내어 집단적으로 손학규를 린치하기 시작했다. 손학규를 지지하겠다는 러브콜 메시지를 자주 띄웠던 친북좌파 성향의 정치인들의 정치 전략은 드디어 표변(豹變)된 얼굴로 손학규의 숨통을 조르기 시작했고, 그들의 노련한 정치 전략은 일견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2007대선에서 과연 그들이 집권할 수 있을는지는 상당한 의문이며, 필자 예측으로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이 집권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듯 힘든 상황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솔직히 갖는다.

    그러나 손학규의 깨끗하고 해맑은 정치적 신념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라고 확신해 보면서 손학규의 정치적 장도에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격려를 보낸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