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21일자 사설 '김만제, 이상은씨의 경우'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김만제 포스코 전 회장이 1998년 감사원의 포스코 경영관리실태 특별감사에서 “서울 도곡동 땅의 실질적 소유자가 이명박씨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예, 알고 있다”고 답했다는 감사 문답서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언제 어떻게 알게 됐느냐”는 질문에는 “김광준 상무가 그 땅을 매입했다고 보고하면서 얘기해서 알게 됐다”고 답한 것으로 나와 있다.지난 3일 한나라당 서청원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의 말이라면서 “과거 이명박씨가 김 회장을 찾아와 도곡동 땅을 자기 땅이라며 사달라고 부탁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그때는 “서 전 대표에게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 말도 안 된다”고 했었다. 결국 지금 그의 말은 9년 전 감사 문답서에 나온 발언과 크게 다르다.
당시 감사원은 검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이 문답서까지 넘겼지만, 검찰 수사에서 도곡동 땅의 실제 소유주가 이 후보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실제로 문제의 땅을 판 돈이 이 후보 계좌로도 들어가지 않았다. 현재 박근혜 후보 진영 소속인 김 전 회장이 지금 이 후보에게 유리한 말을 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
그런데도 뭔가 개운치 않은 것은 관련 인물들의 행태 때문이다. 김 전 회장 측은 “(과거 감사 받을 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감사 문답서엔 그가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읽고 확인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더 이상의 언론 취재 요청에 응하지도 않고 있다.
도곡동 땅을 사고팔았던 이 후보 맏형 이상은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일본으로 출국했다. 곧 귀국한다고 이 후보 진영에 밝혀왔다지만, 유권자들은 이런 행동을 이상하게 볼 수밖에 없다. 이상은씨는 당 검증위에 도곡동 땅을 산 돈의 자금 출처를 성실하게 밝히지도 않았다. 도곡동 땅 공동 소유자였던 처남 김재정씨도 당 검증위에 자금 출처를 부족하게 신고했다. 22년 전 일이니 자료가 없어졌을 수도 있고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들의 신고에선 최선을 다하겠다는 성의가 보이지 않는다. 이 후보 차명 재산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고 계속 불거지는 것은 상당 부분 이렇게 자초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