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컷오프' 주호영 "공천 악용하는 폐습"충북지사도 벼랑 끝 … 가처분 신청·경선 거부
  • ▲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컷오프'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주 부의장은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대구시장 후보 탈락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컷오프'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주 부의장은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대구시장 후보 탈락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연합뉴스
    공천 갈등이 법정 다툼과 경선 보이콧으로 동시에 분출되면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단순한 잡음 수준을 넘어 공천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지방선거 전략 자체를 흔드는 '붕괴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주 부의장은 2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결과에 따라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주 부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공천 배제한 공관위 결정에 대해 "대구시민의 주권과 선택권, 당원들의 당원권과 대구의 자존심과 보수의 가치를 뿌리째 흔드는 폭거이자 우리 당을 소멸의 길로 몰아넣는 자해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가처분 신청으로 정치적 문제를 법원으로 이끌고 가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면서도 "당권과 공천권을 한시적으로 쥐고 있는 세력이 반대 세력을 억압하거나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는 목적으로 공천을 악용하는 폐습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가처분 신청서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지난 17일 자신을 공천 배제한 공관위의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는 공관위가 김수민 예비후보를 충북지사 후보로 내정했다고 보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추가 모집 날 유일한 신청자로 이름을 올렸다. 

    충북에서는 경선 절차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윤갑근·윤희근 예비후보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6일까지 경선 룰 변경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로 한 만큼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들은 추가 공모 기간에 합류한 김 예비후보에 대한 가점이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1986년생인 김 예비후보는 여성 후보로서 경선에서 10점의 가점을 받는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두 차례 후보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이어 9일부터 13일까지 경선 선거운동을 실시한 뒤 15일부터 이틀간 선거인단 50%·여론조사 50% 방식의 본경선을 치러 17일 충북도지사 후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윤갑근·윤희근 예비후보가 경선 설명회 단계부터 기탁금 납부를 유보하는 등 보이콧에 돌입하면서 경선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규정상 토론회 등 경선 절차에 참여하려면 기탁금 납부가 전제돼야 한다. 이를 거부한 것은 단순한 불복이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파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 김수민 충북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접 심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 김수민 충북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접 심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갈등의 핵심은 김 예비후보의 추가 공천 접수다. 공관위가 추가 모집 공고를 낸 16일 김 지사와 조길형 충주시장, 윤갑근·윤희근 예비후보 등 4명은 면접까지 마친 상태였다. 이에 반발한 조 시장은 17일 당에 제출한 공천 심사 신청을 취소하고 국민의힘 소속으로 등록한 예비후보도 사퇴했다.

    공관위는 사태 수습을 위해 지난 20일 조 시장을 포함한 충북 공천 신청자 전원을 경선에 올렸다. 김 지사는 배제됐다. '김수민 내정설'로 논란이 거세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조 시장은 장동혁 대표의 설득에도 출마를 고사했다.

    반면 김 예비후보 측은 경선 방식은 중앙당 기준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며 특정 후보를 겨냥한 조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관위와 사전 접촉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개별 지역 갈등을 넘어 공천 시스템 설계 전반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공천 배제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충북에서는 '김수민 내정설'로 인한 반발이 터졌다. 

    서로 다른 양상의 갈등이 동시에 발생했지만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지점은 '기준과 절차의 일관성 부족'이다. 공관위는 지역별 상황에 맞춘 전략 공천을 강조했지만 그 과정에서 원칙이 흔들렸다는 평가다.

    특히 추가 접수 과정에서의 관리 실패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천 경쟁 구도가 일정 부분 정리된 이후 새로운 후보가 유입되는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 설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갑근 예비후보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추가 공모가 진행된다는 사실도 공관위 발표로 알았다"며 "공천 절차가 특정인에 의해서 훼손됐으니 거기에 대한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점과 경선 기간 단축을 요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관위는 '쇄신 공천'을 내세우며 중진 배제와 인물 교체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기준 공개, 절차 설명, 내부 조율이 뒤따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쇄신이라는 명분과 달리 공천 과정이 예측 가능성을 잃으면서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이다.

    핵심은 이런 갈등이 선거 준비 전반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는 주 부의장의 강한 반발에 발목이 잡혔고 충북은 경선 일정 지연 가능성이 커졌다. 후보 확정이 늦어질수록 조직 정비와 메시지 전략 수립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선거가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공천 지연은 곧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을 '구조적 리스크'로 규정한다. 특정 지역의 일회성 갈등이 아니라 공관위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결과라는 것이다. 개별 사안을 봉합하는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공천 기준과 절차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공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인데 지금 국민의힘 공천은 사천에 가깝다"며 "지금 국민의힘은 똘똘 뭉쳐도 이기기 어려운데 공천까지 이러면 한 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지적했다. 

    공관위가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내부 균열이 선거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 리스크가 외부 경쟁 요인을 압도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