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더 와스프'·'오펀스'… 무대 위 '욕설 연기'로 벽 깨는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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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더 와스프' 공연 사진.ⓒ해븐프로덕션
최근 공연계가 스타들의 연기 변신을 위한 뜨거운 시험대가 되고 있다. 대중에게 익숙했던 단정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하고, 거친 욕설과 파격적인 캐릭터로 승부수를 던진 배우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 무대 위에서 욕설 대사를 쏟아내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있는 배우들을 살펴봤다.◇ 권유리, 흡연·욕설 등 거친 임산부 변신 "밤낮없이 연습"연극 '더 와스프(The Wasp·말벌)'는 20년 만에 재회한 두 고교 동창생 '헤더'와 '카알라'의 이야기를 다룬 2인극이다.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권유리는 학창 시절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로 현재는 잦은 임신과 빈곤의 굴레 속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카알라' 역을 맡아 과거의 피해자인 '헤더'와 팽팽한 심리전을 벌인다.그녀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도발적이고 강렬한 새로운 얼굴을 성공적으로 선보인다. 극이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캐릭터의 추악한 본성과 긴박한 상황 속에서 튀어나오는 날 선 욕설들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깨는 날카로운 감정선이 압권이다.권유리는 "카알라를 표현하는 매 순간이 쉽지 않았고, 그 자체가 도전이었다.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계속 읽고 분석하면서 정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가고자 임산부 체험복도 직접 구매해서 연습했고, 연습실 근처에 숙소를 잡아서 거의 밤낮없이 작품에 몰두했다"고 전했다. -
- ▲ 19일 오후 서울 대학로 TOM티오엠에서 진행된 연극 '오펀스' 프레스콜.ⓒ뉴시스
◇ "문근영 맞아?" 9년 만에 연극으로 돌아온 '국민 여동생'연극 '오펀스'는 세상과 단절돼 살아온 고아형제 형 '트릿'과 그의 동생 '필립'이 어느 날 50대 중년의 시카고 갱스터 '해롤드'를 우연히 납치해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7년 국내 초연과 2019년 재연, 2022년 삼연을 통해 관객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로 오랫동안 사랑받은 문근영은 이번 작품에서 고아 형제 중 형 '트릿'으로 분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무대 복귀는 2017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출연 중 급성구획증후군 진단을 받은 그녀는 활동을 중단하고 네 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2024년 완치 소식을 알린 바 있다.문근영은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며 동생을 과잉보호하는 폭력적인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생전 해보지 않은 '욕설 특훈'까지 받았다. 트릿은 툭하면 주먹이 먼저 나가고 입에는 욕을 달고 사는 반항아. "욕을 잘 못해서 처음에는 '시X'이 욕설답게 들리지 않아 주변 동생과 언니, 오빠들에게 도움을 받아가며 열심히 연습했다." -
- ▲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사진.ⓒCJ ENM
◇ '금쪽이' 유령 김준수 "농담에 한해서는 욕 잘해요"지난 22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막을 내린 뮤지컬 '비틀쥬스'는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1988년)를 원작으로 한다.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혀 있는 '비틀쥬스'와 벌이는 기상청외한 이야기를 다룬다.독보적인 가창력과 신비로운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김준수는 '비틀쥬스'를 통해 역대급 망가짐을 선보였다. 98억 년 동안 외로움에 몸서리친 유령 '비틀쥬스' 역의 그는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사 속에 욕설과 섹드립, 슬랩스틱 코미디를 버무려 무대를 휘어잡았다."평소 욕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고백이 무색할 만큼, 무대 위에서는 관객을 향해 손가락 욕을 날리거나 거친 언사를 내뱉는 '악동 유령' 그 자체다. 김준수는 "농담에 한해서는 욕을 잘하는 편"이라며 "내가 부끄러워하는 순간 모든 게 망가진다는 생각으로 '어쩌라고'의 기세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대중문화 평론가들은 이러한 스타들의 변신에 대해 "익숙한 프레임을 깨부수는 데 욕설만큼 강렬한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라이브로 쏟아내는 거친 에너지는 배우에게는 '연기적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는 '예상치 못한 반전의 재미'를 선사하며 공연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