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은 6월 말 일제히 조사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격차를 다시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데 대해 "검증광풍에서도 민심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2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도당 당원교육 행사장에서 뉴데일리와 만난 이 전 시장측 이방호 조직위원장은 "검증국면은 이제 끝났다"며 "이제 '누가 대통령감인가'를 따지는 자질 경쟁으로 가기 때문에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당 청문회 등 검증과정이 남아있지만 (박 전 대표측에서 제기하는 의혹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으며, 국민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조사한 조선일보, 동아일보, MBC, SBS 등 4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와 11.8%포인트에서 15.4%포인트 차이를 나타내며 선두를 질주했다. 두자릿수 이상의 격차로 다시 돌아선 것에 대해 이 위원장은 "(검증공세가 심했던) 그 동안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35%대 이상을 유지하면서 떨어지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이 전 시장의 저력"이라며 "반대로 박 전 대표의 경우 25%전후에 머무르며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한 것은 외연확대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결국 본선경쟁력에서 뒤진다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이 위원장은 일정수준에 머물고 있는 박 전 대표와의 격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전 시장의 지지율 제고와 외연확대가 더욱 의미가 있다고 풀이했다. 이 위원장은 "과거 너무 차이가 많이났었기 때문에 10%포인트 내외의 차이가 좁게 보였던 것이지, 그만한 차이도 엄청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구 경북, 부산 경남지역의 등락이 심했다는 지적에는 "사람 몸이 아프면 가장 안좋은 부위부터 증세가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텃밭이라고 점쳐지던 그곳에서도 박 전 대표는 눈에 띄는 격차를 벌이지 못하고 이 전 시장과 엎치락뒤치락하지 않았나. 이제 이 전 시장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확신했다.

    한편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의 반등세와 박 전 대표와의 격차 재확대가 확인되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메시지는'네거티브는 더 이상 안된다'는 것과'정책과 비전으로 승부를 하라'는 것으로 압축될 수 있다"고 반색했다. 그는 "결론은 '이명박밖에 없다'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역시 이명박, 그래도 이명박'이라는 것이 민심의 정확한 현주소"라고 규정했다. 

    박 대변인은 또 "'네가 과거에 무엇을 했느냐'를 상대에게 따지기 전에 '2008년부터 5년간 국민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데 남은 시간과 캠프의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박 전 대표측의 계속된 공세에 꾹꾹 눌어왔던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 전 시장 캠프에서도 별도의 자료를 통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처음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풀이했다. 이 전 시장측은 네곳의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하락세'가 멈추고 '박근혜 25%내외 박스권에서 등락'을 확인했다"면서 "이명박에 대한 네거티브가 박근혜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안됐다는 점과 두 주자의 본선경쟁력 차이가 확연했다"고 해석했다. 또 "정권교체와 경제살리기라는 국민적 열망이 반영된 결과이며, 박근혜측 득표활동 논리인 의리론 보은론이 실패했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선 가능성 및 본선경쟁력 지표를 나타낸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결과에 이 전 시장측은 주목했다. 한나라당 경선승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은 60.3%(59.0%, 이하 괄호안은 한나라당 지지자 대상 조사)을 얻어 30.7%(35.1%)에 그친 박 전 대표를 크게 앞질렀다. 본선경쟁력이 높은 한나라당 후보를 물어본 결과에서는 이 전 시장은 62.8%(61.8%)로 28.2%(33.5%)의 박 전 대표를 두배이상 따돌렸다.

    이 전 시장 캠프는 "현재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영남지역의 경우에도 결국 정권교체의 보다 높은 경우의 수를 고려해 전략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 전 시장의 본선 경쟁력이 훨씬 높다"고 해석했다.

    이 전 시장 캠프의 분위기도 밝다. 6월 검증공세를 잘 견뎌냈고, 이제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정책행보와 동시에 전국 지역별 세결집 행보에 나서면서도, 한편으로 검증문제는 당에 전적으로 맡기고 적극 협조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경쟁후보와 차별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 전 시장측 핵심관계자는 "지난주 캠프 자체조사에서도 15%포인트 가량 박 전 대표와의 차이를 나타내 4개 언론사 결과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며 "최근 동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은 예정된 지역선대위 발족 등 전국순회에 나서며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할 계획"이라며 "또 당내 공세에는 '무대응'으로 방침을 굳힌 만큼 모든 것을 당에 맡길 것이며, 누가 뭐라든 묵묵히 정책행보를 강화하는 '마이웨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