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찾지 못했다지만 … 하필 지선 앞두고 공개?野 "민주 간판 달고 청주시장 공천 노리고" 의심여권서도 "더 빨리 공개했어야" … 진정성 주목
  • ▲ 서민석 더불어민주당 변호사가 지난달 14일 충북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주시장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뉴시스
    ▲ 서민석 더불어민주당 변호사가 지난달 14일 충북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주시장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뉴시스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던 서민석 변호사가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회유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녹취 공개 시점과 그의 진정성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뛰는 청주시장 공천을 앞둔 시점이어서 친명(친이재명) 진영에서조차 예의주시하는 눈치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서 변호사가 공개한 녹취를 근거로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조작 기소'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이 이 대통령을 잡겠다는 목표로 이 전 부지사와 쌍방울그룹 관계자를 상대로 허위 자백을 설계한 것은 법치를 무너뜨리는 범죄"라며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국민의힘과 야당에서는 전체 녹취 공개할 거냐고 하는데 급하지 않다"며 "차차 공개할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어 "박상용 검사는 짜깁기라고 하면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는데 핵심은 검사의 조작 의혹"이라며 "검찰 입장에서 추가 녹취는 핵폭탄급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 변호사는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박 검사와 자신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는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박 검사의 육성이 담겼다.

    서 변호사는 이날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2023년 5월 25일 통화에서 "제가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아마 제가 약속드린 거는 거의 그대로 될 것"이라고 말한 박 검사의 육성을 추가로 공개했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를 상대로 회유와 압박을 통해 이 대통령을 주범으로 하는 진술을 유도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녹취 파일을 찾지 못했다는 서 변호사의 해명에도 공개 시점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금이라도 조작 기소 여부를 규명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상황에서 서 변호사의 정치적 활용 의도를 경계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본질은 검찰의 진술 설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의원은 "조금 더 빨리 공개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라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 지지층에서도 "약 3년간 조용히 있다가 당에서 국정조사 움직임 있고 본인이 민주당 간판 달고 지방선거 출마하기 전에서 녹취를 찾았다는 거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 변호사가 공개한 녹취가 통화 내용의 일부를 발췌한 데다 해당 발언의 맥락을 둘러싸고 해석이 엇갈리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박 검사는 서 변호사의 '이화영 종범 의율'이라는 요구에 대해 거절하는 차원에서 일반적인 선처 조건을 설명한 내용에 불과하고 "악의적 짜깁기"라며 반박하고 있다.

    박 검사는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형량 거래라는 것은 우리 형사사법 체계에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라며 "녹취는 전체 맥락을 무시한 채 특정 단어만 부각한 악의적 짜깁기"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녹취가 공개되면 문맥이 왜곡된 의혹 제기라는 점이 드러날 것"이라며 "당시 서민석 변호사가 이화영 부지사를 이재명 지사의 지시를 받은 '종범'으로 처리해 달라고 먼저 제안해 왔고 검찰은 그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는 형량 거래 주범이 박 검사가 아닌 서 변호사라고 지목하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서 변호사는 과거에는 적극적으로 이 대통령을 팔아 이화영의 형량을 줄이려고 제안했다"며 "이미 이화영 전 부지사의 부인인 백정화 씨가 2024년 4월 29일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서 명확히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민주당 청주시장 공천이 필요하자 본인의 악재를 호재로 둔갑하려고 자신의 공작을 박 검사의 공작이라고 싸구려 수작을 부리는 것"이라며 "대통령 편드는 척하면서 청주시장 공천을 위해 대통령을 팔았던 자신의 과거를 세탁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작 기소 국정조사의 불법성을 가리기 위한 땔감이 필요한 민주당 지도부도 부화뇌동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말하는 형량 거래, 회유의 주범은 박 검사가 아니라 서민석 예비후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서 변호사가 민주당 소속 청주시장 예비후보로 6·3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이번 폭로가 진실 규명이 아니라 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아니냐는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짜깁기식 폭로와 단계적 흘리기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녹취록 전문을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