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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출마 불가' 발언을 놓고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정두언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측 곽성문 의원 사이의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여기에 각 진영의 팬클럽까지 가세하면서 공방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박사모는 4일 '박사모의 낙천운동-우리도 살생부를 작성하겠다'는 성명을 내고 정 의원을 강력히 비난했다. 박사모는 "정 의원이 마치 자기가 공천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동료의원인 이혜훈 곽성문 두 의원을 협박, 공갈했다"면서 "국민과 당원을 무서워하지 않는 정치인의 말로를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박사모는 정 의원의 전날 발언에 빗대 "'천둥벌거숭이같은 정 의원이나 '해당분자'들은 꼼꼼히 기록해뒀다가 내년 국회의원 공천심사 때 영향력을 발휘하자"고 주장했다. 박사모는 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살생부에 올려야할 '2008 낙천 대상자'를 사유와 함께 꼬리글로 달아달라"고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여기에는 정 의원을 비롯해 이재오 박형준 진수희 정종복 의원 등 이 전 시장 캠프 소속 의원 명단이 길게 이어졌다. 박 전 대표 진영과 불편한(?) 관계를 보인 강재섭 대표와 전여옥 의원이 거론된 것도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MB연대는 '말도 안되는 발상'이라며 박사모의 자제를 촉구했다. MB연대 박명환 대표는 "좋아하는 정치인을 지지하고, 또 좋은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이 팬클럽이 해야할 일"이라며 "현실 정치에 너무 관여해 살생부니 뭐니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정 의원 발언은 살생부에 관한 얘기가 아니라 선거법위반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본다"면서 "엄연히 대권과 당권이 분리된 상황에서 누구 공천을 어떻게 한다든지 하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음해이자 언어도단"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곽 의원과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번갈아 하며 양측을 비난했다. 전날 정 의원의 "총선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정도"라고 지적한 데 대해 곽 의원은 "(이 전 시장측의) 공천 살생부 소문을 확인시켜주는 협박"이라고 반발했다. 정 의원은 곧이어 "본질을 호도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재차 공격했다. 곽 의원과 함께 거론된 이혜훈 의원도 "정치공세를 넘은 정치협박"이라고 펄쩍 뛰었다.
정 의원은 지난 3월 한 신문을 통해 이 전 시장에 대한 각종 의혹을 열거한 이 의원과, 4월 중순 인터넷 신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지면 더 이상 국회의원 못한다"고 발언한 곽 의원을 겨냥해 "당은 아름다운 경선을 위해 가고 있는데, 내부에서 아군을 공격하고 피아 구분도 안되는 천둥벌거숭이들의 흙장난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