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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6일자 사설 "재·보선 참패로 확인된 '한나라 지지도 1위'의 실체"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이 25일 치러진 세 곳의 국회의원 보선에서 경기 화성 한 곳만 이기고 전남 무안·신안은 민주당에, 대전 서구 을은 국민중심당에 졌다. 또 시장·군수 재·보선 6곳 중 5곳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밀렸다. 텃밭이라는 경북 봉화에서조차 졌다. 지지도 1위의 원내 1당으로선 참담한 패배이다. 심정적 여당이라는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선거 중 경기 화성에만 후보를 냈지만 완패했다.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을 대선 승리로 가는 디딤돌로 삼기 위해 전부를 걸다시피했다. 지지도 1·2위인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가 공을 다투듯 전국 재·보선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원 유세를 벌였다. 두 사람은 특히 대선의 요충인 충청권을 선점해야 한다는 계산에서 대전 서구 을 선거구 한 곳만 4~5차례나 찾기도 했다. 그러나 50%를 넘는 압도적인 정당지지도와 두 대선 주자의 위세는 투표함 뚜껑이 열리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이 선거로 한나라당과 그 대선 주자들에 대한 지지율이란 것이 얼마나 허망할 수 있는지 명백하게 드러났다.
애초에 제 힘으로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정권의 실정으로 거저 줍다시피 한 지지율이었다. 그런 지지율 위에 올라 서서 한 쪽에선 두 대선 주자가 매일 붙잡고 뒹굴고, 다른 쪽에선 공천 장사나 후보 매수 따위의 장사판을 벌였다. 이렇게 딛고 선 바닥이 기울어졌는데도 그 위에 서있던 후보들이 굴러 떨어지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신안·무안에서는 그의 둘째 아들 홍업씨가 결국 당선됐다. 그는 아버지가 대통령일 때 기업들로부터 수십억원의 구린 돈을 받아 감옥 신세를 졌던 사람이다. 홍업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곳 유권자들의 마음을 볼모로 잡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홍업씨는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출마했다. 홍업씨가 내세운 명예회복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땅바닥으로 내팽개쳐진 아버지 고향 사람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밟고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한 셈이 됐다.
열린우리당은 재·보선 연패 기록을 다시 이어가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지금 이런 국민 심판이 아픈 줄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이런 국민 심판을 오는 12월에는 반드시 뒤엎겠다며 대선 전략을 짜느라 오늘도 여념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