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협상 성공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잠시 치솟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그의 전통적 지지세력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고 오히려 그의 전통적 반대세력인 보수세력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현상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청개구리처럼 모든 일을 거꾸로 처리하다보니 칭찬할래야 칭찬할 거리를 찾지 못해 무조건적 반대처럼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는데 이번에 모처럼 옳은 일을 한 것 같은 일을 하게 되니 무조건적 반대라는 누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좀 과장된 칭찬을 하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 현상을 보고 보수세력도 노무현도 착각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이번 일로 인해 노무현에 대한 칭찬이 봇물 터지 듯 일시 상승세를 탓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오랜만에 노무현이 대통령 노릇을 제대로 한 것에 대한 칭찬이지 노무현 자신에 대한 칭찬은 아니란 것이다. 그렇게 되기에는 노무현의 행적이 너무나 반국가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미FTA에 대한 발상 자체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한미동맹을 와해시킨 것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제안되었다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말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정이 그렇고 보면 사실 한미FTA타결에 대해 노무현을 칭찬할 일은 없다. 오히려 한미FTA 같은 중대한 일을 단지 한미동맹 와해에 대한 보상으로 시작한다는 발상자체가 국익을 해치는 일이다.

    노무현이 이 기회에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일이 있다. 자신의 친북행각으로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뒤집는 일을 하면서도 한미FTA같은 약은 술수로 보수세력을 뒤흔들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이것은 착각이다. 지금 또 다시 보수세력을 속이기 위해 미국과 대단히 가까운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김정일과 만나는 것을 보상하기 위한 술책일 것이다. 바로 친북도 하고 친미도 하겠다는 그의 말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속지 않는다.

    옛날 왕들의 행적은 낱낱이 기록되고 실록으로 편찬되어 역사적 평가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대통령의 행적도 낱낱이 기록되어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노무현이 아무리 얕은 꾀를 내어 반대한민국적 행동을 하면서 국민을 속이기 위해 일부 애국적인 듯한 일을 하더라도 그것 또한 낱낱이 밝혀질 것이다. 역사가 무섭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노무현이 외형적으로는 친북과 친미를 동시에 추진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위해 묘한 작전을 쓰고 있지만 그것이 혼란전술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친북을 감추기 위한 친미 쇼를 벌이고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노무현이 한 가지 깨달아야 할 것은 국민이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는 사실이다. 얕은 꾀를 내어 국민을 속일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으나 사실은 자신이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국민의 눈이 무섭다는 것, 이것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정말 노무현은 어리석다.

    별도로 언급하겠지만 지금 실익도 없고 명분도 없는 개헌안 발의 같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괜히 정국을 한번 뒤흔들어 보고자 하는 얕은 수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이런 일은 철회하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방법이다. 다른 목적을 위해 개헌안 발의를 강행한다면 결국 남는 것은 상처뿐이요 되돌이킬 수 없는 명예(지킬만한 명예가 아직 남아 있다면)의 추락으로 끝날 것이다.

    이 세상에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얕은 꾀로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이 다른 사람을 속이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번 한미FTA를 통해 보수세력을 속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면 빨리 환상에서 깨어나기를 바란다. 보수세력도 속는 척 하고 있을 뿐이다. 혹시 이것이 개과천선의 기회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한 가닥 희망의 표현이다. 현명하다면 상대가 속는 척 할 때 기회를 잡아야 한다.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