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은 정말 빠르게 발전한다. 변화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IT기술에 관심이 있는 내게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새로운 용어와 기술들이 놀라울 뿐이다. 우리가 그저 상상만으로 꿈꾸던 세상이 이제 바로 눈앞에서 펼쳐질 태세로 새로운 기술은 우리생활 속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머뭇거리던 사람들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멀어지며 새로운 시대를 방관자로서 지내야 할 상황이다.

    그러데 이런 빠른 변화속에서도 잊지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건 우리사회는 앞서가는 사람들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고 구성원 모두가 같이 사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사회가 같이 변화하지 않으면 앞서간다는 것이 그저 공허한 움직임이 될 수가 있다. 이런 점에서 모두가 정신없이 앞서가려 노력할때 뒤를 돌아보며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존재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서가려는 노력과 뒤를 돌아보려는 노력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할 때 진정한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이 된다.

    미국의 미디어학자 네그로폰테 교수는 'OLPC(One Laptop Per Child)'라고 하는 노트북 보급 운동을 하고 있다. 이 운동은 개발도상국의 어려운 가정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노트북을 보급하여 인터넷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해 보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IT기술을 이용하여 우리사회의 뒤쪽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려고 하는 것이다.

    색깔이 녹색이라 '그린머신'이라 불리고 있는 이 노트북에는 첨단 IT기술이 사용되어 단순히 노트북을 싼 부품으로 만들어 조잡한 기계를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개발도상국 환경에 맞도록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도 수동발전기를 통해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듀얼모드 디스플레이로 낮에는 태양광을 반사시켜 읽을 수 있도록 했으며, 매시 네트워크를 이용해 배터리가 15%밖에 남아있지 않아도 네트워크 접속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한다.

    이런 기능이 있는 첨단 노트북이지만 그 가격은 100달러, 우리 돈으로 10만원이라고 한다. 100달러짜리 노트북은 싼 노트북을 보급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꼭 필요한 기능만을 넣어 최상의 사양으로 100달러의 노트북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는데, 노트북 제조업체들이 대량생산과 대중화로 가격하락 요인이 있었음에도 계속 새로운 기능을 넣어 10년째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렇게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상을 실현해 보려고 하는 네그로폰테 교수의 계획은 많은 세계적인 회사들의 참여를 넣어내어 단순한 자선사업의 의미를 넘어 새로운 교육환경에 대한 실현가능한 세계적인 운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 환경을 가지고 있고 첨단의 IT기술을 자랑하며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 이미 컴퓨터가 있는 우리의 모습에서 이런 100달러짜리 노트북이 다른 개발도상국에서와 같은 큰 의미를 가지기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이 운동이 내포하고 있는 깊은 의미만큼은 우리가 되새겨 볼만한 것이라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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