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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도자'론을 설파하며 연일 라이벌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에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제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경제정책에서도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과 차별화를 뒀다.
이 전 시장이 현대건설 사장을 거치며 '대기업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을 겨냥해 박 전 대표는 경제정책의 초점을 '중소기업'에 맞췄다. '대기업 대통령 후보 대 중소기업 대통령 후보'란 대결구도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다면 박 전 대표는 중소기업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소기업 살리기 정책인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를 발표한 박 전 대표는 23일 그 일환으로 경기도 안산의 '시화공단'과 시흥의 한국산업기술대학교를 방문해 구체적인 정책다듬기에 나섰다. 박 전 대표 진영은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일자리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살아야 가능하다며 박 전 대표의 이번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가 경제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오전 시화공단 내 중소기업 사장단 20여명과 간담회를 가진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를 설파했다. 중소기업 사장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한 박 전 대표는 자신이 내놓은 이번 프로젝트가 충분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발표한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는 크게 3개의 골자로 나뉘어져 있다. 첫째, 중소기업 밀집지역을 '산업단지특별대책지구'로 지정해 규제완화, 기술지원, 인력양성기관 설치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둘째, 산업단지 근처에 '기술사관학교'를 설립해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셋째 이를 위한 기금마련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쏟아진 중소기업의 불만도 박 전 대표가 제시한 해결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모 기업 대표는 박 전 대표의 프로젝트 설명에 "중소기업의 어려운 문제를 꿰뚫고 있어 청신호가 될 것 같다"고 반겼다. 박 전 대표도 이날 중소기업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제기된 애로사항을 일일이 메모하며 "앞으로 정책을 가다듬는데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공계 출신이란 자신의 이미지와도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경제정책이 자연스레 이 전 시장과 대결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 박 전 대표 진영은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전 대표도 이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그는 이날 중소기업 시장단과의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침체된 기존의 것을 살리지 않고 새것만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전날 '과학도시'프로젝트를 발표한 이 전 시장의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이 새로운 것을 추진하는 데 역점을 뒀다면 박 전 대표는 경쟁력은 있지만 정부의 지원미비로 무너진 부분부터 일으켜 세우자는 것으로 '중소기업 살리기'가 박 전 대표 정책의 핵심이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도 충분히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제2의 한강의 기적'이란 구호를 꺼냈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향수를 자극시킬 수 있는 구호인 셈이다. 모 중소기업 사장이 박 전 대표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때는 기업들이 힘을 내서 일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처럼 꼭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라고 주문하자 박 전 대표도 웃으며 "그렇게만 되면 얼마든지 (경제가)살아날 수 있죠"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행보는 당분간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에 맞춰질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논란이 된 있는 '후보검증'에 대해서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안산 시흥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