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사람들에게 단순히 케이블TV를 보기 위한 도구 정도로만 알려졌던 셋탑박스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첨단 가전제품으로 변해가고 있다.

    며칠 전 뉴욕타임즈의 인터넷판 기술면의 첫 기사는 ''Atop TV Sets, Basic Black Boxes Face Competition''이란 제목이었다. 이 기사에서 뉴욕타임즈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셋탑박스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미국 유수의 IT기업들이 이 셋탑박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무엇이 이 셋탑박스에 그런 관심을 가지게 하였을까? 그 이유는 셋탑박스가 앞으로 일어날 홈미디어 시대의 중심이 될 가전제품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Tivo라는 회사의 셋탑박스가 현재 미국 시청자들의 방송시청 행태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런 변화로 미국의 광고업계 또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현실이다.

    Tivo라는 이 기계는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가진 일종의 셋탑박스로 원하는 프로그램만을 녹화해 두고 볼 수 있는 장치이다. 사실 이런 기능은 몇년전 프로그램 코드를 이용한 녹화방식이었던 예약녹화로도 가능했었다. 당시 이 기능을 포함한 VCR들이 판매되었고 본인도 예약녹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기계는 사용이 복잡하였고 녹화도 예정된 편성시간에 맞추어 하는 시스템이어서 방송국에서 프로그램 운행 상 시간에 변동이 생기면 엉뚱한 프로그램이 녹화되어 있거나 프로그램의 일부만이 녹화되기도 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그 후 사라져 버렸었다.

    그 후 디지탈 기술을 바탕으로 나타난 이 Tivo는 사용의 편리성으로 미국의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프로그램에서 광고 부분을 보고 싶지 않으면 빨리 돌려버릴 수 있는 자유를 시청자들에게 주어 광고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Tivo의 예처럼, 셋탑박스는 케이블TV를 보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서 새로운 기능들을 속속 추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일어날 디지탈 방송 시대의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전 있었던 세계적인 가전제품 전시회 CES에서 MS사의 빌게이트는 ''X-Box 360''이라는 게임기를 소개하였고 이 자리에서 그는 이 제품이 IPTV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제 게임기들도 더 먼 미래를 보며 단순한 게임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셋탑박스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기능이 추가되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제 셋탑박스는 안에 TV를 보도록 하는 단순 기능 외에 녹화기능, 게임기 기능, 인터넷 기능 등 까지를 넣고 나오고 있으며 이런 기능의 통합으로 이 제품이 디지탈 방송 시대에 안방의 모든 미디어 가전제품을 콘트롤하는 중심기계가 될 전망이다.

    지금의 여러 기술적인 변화의 추세는 TV를 앞으로 일어날 디지탈 미디어 시대의 중심으로 만들고 있으며 TV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 바로 셋탑박스인 것이다. 이 셋탑박스와 연결이 되어 TV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전자제품이 되는 것이다.

    TV로 단순히 시청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하고 게임도 하고 물건도 사며 은행 일도 보고 하는 등의 일이 이 셋탑박스를 통해서 가능해 지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다기능의 셋탑박스가 일반 가전제품 매장에서 독립적인 전자제품으로 판매가 될 것이며 소비자들은 셋탑박스의 기능을 비교하여 본인에게 가장 맞는 것을 골라서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셋탑박스는 점점 컴퓨터에 가까워지게 될 전망으로 컴퓨터의 기능 중 대부분을 흡수하여 소비자들이 이런 기능들을 TV를 통해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이제 컴퓨터를 하기 위해 혼자 방안에 들어가 모니터를 보며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던 모습에서 함께 TV를 보며 가족이 같이 인터넷도 하고 쇼핑도 하며 원하는 영화도 즐기는 그런 모습이 우리 가정에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안방의 풍경에는 TV 근처에 언제나 셋탑박스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자, 이런 미래를 위해 세계의 IT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MS와 소니는 게임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여 안방을 점령할 구상을 하고 있으며 미국의 케이블업계나 통신업계의 거물들도 이 시장에 나서고 있다.

    우리도 셋탑박스 분야에서는 세계에 뒤지지 않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흐름을 잘 읽어서 새로운 시장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 필요할 때라고 여겨진다.(www.showpd.pe.kr 쇼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