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원칙 중의 하나는 바로 모든 사람의 인격은 동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누구나 동등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고 누구도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할 자유가 없다.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도 나와 동등한 자유를 누린다는 조건하에 최대의 자유를 누리는 정치제도가 바로 자유민주주의다. 그런데 이 원칙은 몰인격적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좀 더 쉽게 풀이하면 모든 사람은 법(규칙) 앞에 평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은 사람이 규칙을 따르는 것이지 사람에 따라 규칙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의 인격이 동등하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신분도 인정되지 않으며 부모의 재산정도나 교육정도도 어느 사람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직 각 개인의 개인적 자질에 따라 성공이 보장될 뿐이다. 이 때 성공은 경쟁을 통해 보장되는 것이며 오직 경쟁을 통해서만 보장된다. 그런데 경쟁을 통한 성공이 정당한 것은 누구나 동일한 규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특정인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규칙을 바꿀 수 있다면 그 경쟁은 이미 공정한 경쟁이 아니고 따라서 설사 변질된 규칙에 의해 성공을 하게 되었다고 해도 그 성공은 정당한 것이 아니다.

    열우당의 패거리들은 규칙을 따르는 무리가 아니라 규칙을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수시로 바꾸는 무원칙주의자들이다. 이들은 처음에 기간당원제를 고집하다가 그것이 파탄나자 국민경선제로 돌아섰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권력만을 획득하겠다는 일념 하에 경쟁규칙을 수시로 바꾸는 것이다. 규칙이 수시로 바뀌면 개인적 권리는 침해된다.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지 않고 인위적으로 특정인에게 유리한 규칙을 만들게 됨으로써 특정인을 위한 규칙으로 인해 그렇지 않았다면 성공할 사람의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열우당패거리들은 자유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도 자격이 없는 사고가 독재로 찌든 반민주적패거리다.

    지금 한나라당에서도 특정인의 선호에 따라 경선규칙을 바꾸자는 주장도 나오고 때로는 국민경선제를 도입하자는 말도 나온다. 모두 권력에 굶주린 자들이 자신들의 오만에 눈이 멀어 세상을 자신들의 뜻대로 주물러 보자는 수작에 불과하다. 세상을 자신의 오만과 독선으로 주물러 보겠다는 말은 곧 모든 사람의 인격이 동등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특정인의 권력이 공동사회의 규칙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독재자, 구시대적 반민주적 엘리뜨주의자에 불과하다. 자유민주사회에서는 이런 유형의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옛날 그리스에서 주민들의 지지율이 지나치게 높은 사람은 독재의 위험이 있다고 하여 일정기간 해외로 추방한 것은 일리가 있다.

    만약에 규칙 자체가 불합리하다면 고쳐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은 규칙을 고침으로써 득을 보는 사람이 주도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규칙의 변경으로 인해 득을 보거나 손해는 보는 것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 변경되어야 한다. 사과파이를 두 사람이 공정하게 나누는 방법 중의 하나는, 한 사람이 파이를 두 조각으로 나누게 하고 다른 한 사람이 먼저 자신이 갖고 싶은 조각을 가져가게 하는 것이다. 파이를 자르는 사람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한 쪽을 크게 잘랐다면 나중에 먼저 가져가는 사람이 큰 조각을 가져갈 것이니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공정성을 담보하는 규칙이다. 그러나 지금 한나라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선규칙에 대한 논쟁을 보면 자르는 사람이 먼저 가져가겠다는 심산 하에 그렇게 주장하는 것 같다. 이것은 공정한 경기 규칙이 아니다. 만약에 경선규칙이 잘못되어 있다면 현 경선후보자들이 이해관계를 갖지 않게 된 다음에 개정하는 것이 순리다. 이번 경선은 이미 정해져 있는 규칙에 따라 행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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