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반전이 시작됐다. 10월 초부터 벌어진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11월부터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선 박 전 대표가 매섭게 돌진하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고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연말까지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오차범위 이내로 좁히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는 박 전 대표 측은 각종 강연과 정책간담회와 텃밭인 영남공략 등 강행군을 준비했다. 박 전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언론인연합회'초청강연을 그 신호탄으로 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위기에 처한 한국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 강연을 통해 차기 대통령이 꼭 갖춰야 할 리더십을 규정짓고 자신이 그 리더십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임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 온 '국민과의 약속'을 지도자의 제1덕목으로 꼽았다. 현재의 위기 역시 "국가리더십의 위기가 대한민국 위기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또 "시대착오적인 이념과 코드 집권세력이 대한민국을 가로막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런 암울한 상황을 끝내는 방법은 딱 한가지 정권교체"라고 강조한 뒤 "나라를 구하는 길은 내년 12월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하고 그 숭고한 목표를 위해 내 모든 것을 던지는 것만이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늘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의 뿌리는 리더십 위기에 있다"며 "리더가 나라를 잘못 이끌어서 위기에 처했고 (차기 정부가)대변혁에 성공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하고 그 중에서도 대통령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 뒤 "이는 대통령 개인리더십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새로운 세력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모든 국민이 이 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차기 지도자가 갖춰야 할 리더십으로 ▲국민화합 ▲대한민국 경쟁력 향상 두 가지를 꼽았다. 차기 지도자가 이런 두 가지 리더십을 갖출 때 "이념과 지역 계층으로 찢어진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도록 할 수 있고 그래야만 다시 뛰는 대한민국의 에너지를 결집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화합으로 모든 분야와 조직, 개인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몰두해야 하고 외교.안보.경제.교육.과학기술.노동.사회복지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21세기 치열한 생존경쟁을 이겨내고 선진한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결국 차기 지도자는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국민을 화합시켜 모든 국민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새로운 리더십은 독선이나 오만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정말 이 말은 꼭 하고 싶다"고 강조한 뒤 "다들 화합과 통합을 얘기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화합이고 통합의 길인지는 확실히 얘기하지 않는다"며 경쟁 차기대선주자들에게 구체적인 화합과 통합의 방법제시를 요구했다.

    차기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이고 박 전 대표 자신이 가장 적임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근혜식 화합과 통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헌법적 가치에 충실하고 코드에 상관없이 국민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국민과의 약속은 꼭 지키고 사심없이 정책을 펴는 것이 분열과 갈등을 없애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그동안 자신이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노력해 온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전 대표는 "나는 진실하게 호남에 갔다. '그렇게 한다고 호남표가 오겠느냐'고 말리기도 했지만 당장 표를 얻기 위해 간 것이 아니다"며 "영호남 지역에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 한국이 한발짝도 나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나갈 수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정권이 왜 실패했느냐"고 되물은 뒤 "바로 독선 때문"이라며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명령과 통제의 리더십은 통하지 않는다. 혼자 뛰는 리더십이 아니라 함께하는 신뢰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면 백약이 무효다. 부동산도 교육정책도 정부가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신뢰를 상실한 리더십을 회복하는데 얼마나 큰 비용이 들겠느냐"고 개탄했다.

    박 전 대표는 거듭 '국민의 신뢰'를 강조했다. 국민의 신뢰를 받을 때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국민의 신뢰를 위해선 그동안 박 전 대표 꾸준히 밝혔던 '국민과의 약속'이 지도자가 갖춰야할 가장 큰 콘텐츠임을 재차 설명했다. 그는 "국민 눈높이에서 호흡하고 공감해야 하며 사심이 없어야 하고 도덕성에 문제가 없고 깨끗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자신을 던질 수 있어야 하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뒤 "이런 강력한 리더십은 과거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아니다"고 단정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박 전 대표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재차 설명하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앞으로 1년 동안 국민들에게 전달해야할 메시지는 이 시대 대한민국이 왜 '박근혜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지, 유권자들이 다른 사람을 제쳐두고 왜 박근혜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이런 포인트를 갖고 (박근혜가 돼야 하는 이유)를 말해달라"는 한 패널의 질문에 "정부가 정책을 펴는데 있어 국민과 정부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신뢰를 받기 위해선 사심없는 리더십이 필요하고 이런 신뢰를 회복하고 회복해야만 화합할 수 있고 국민의 힘이 결집돼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을 발표해도 국민이 믿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고 지도자를 신뢰하면 못할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무엇을 탐내지도 않고 잃을 것도 없는 사람이다. 나라의 평안과 발전, 행복이 나의 행복이고 평안"이라며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나라가 편안하지 않으면 나도 편안할 수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