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10월 9일 핵실험을 단행함에 따라 14일 유엔 안보리가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에 반발하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세계가 시끄러운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연일 햇볕정책의 지속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도 포용정책의 지속 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며칠 전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열린당 임종인, 정청래 의원 등은 "북한 안내원이 '미국과의 관계만 정립되면 비핵화(非核化)할 것이다.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관광안내원의 입을 통해 확인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意志)를 자랑스럽게(?) 털어놓았다. 또한 열린당 김근태 의장은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햇볕정책으로 전쟁의 위험이 없어졌다"는 집권당 책임자로서 지극히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

    이처럼 여권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발언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며칠 전 김일성, 김정일 정신병리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한 원로교수로부터 '북한 핵실험과 김정일의 정신병리학'에 대한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를 통해 핵실험을 포함하여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여권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발언이 얼마나 위험스런 것인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김정일은 1942년 소련 부얏츠크에서 김일성과 김정숙 사이에서 출생하였고 김정숙의 젖이 안 나와 동냥 젖을 먹고 자란 관계로 모성애가 결핍되어 정서 불안, 의사표현 불량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고 한다. 1949년에는 김정숙이 사망하였는데 (확인된 바는 없으나) 김정일은 그녀가 김일성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그 결과 타인에 대해 강한 증오감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1950년 6.25 당시 만주로 피신갔던 김정일은 종전(終戰) 후 돌아와 김일성이 김성애를 후처로 들인 것을 보고는 질투심이 생겨 폭식(暴食)과 식도락(食道樂) 중심의 식습관이 생겼고 김정숙에 대한 그리움으로 연상의 여인에 대해 사랑을 느끼는 감정이 생겼다고 한다. 청소년기 과보호 속에 현실과는 동떨어진 상황에서 성장한 김정일에게는 김일성에 대해 겉으로는 존경하나 속으로는 증오하는 '적대적 동일시'와 '자기중심주의'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다.

    1980년대 초반 권력을 실질적으로 장악해 가는 과정에서 정적 숙청으로 인한 스트레스 가중으로 우울증이 생겼고 우울증 탈피를 위해 술과 영화를 즐기는 한편 KAL기 격추, 아웅산 테러, 유경 빌딩 건축,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과 같은 무모한 일(통 큰 일)을 즐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장과 권력 장악 과정을 거치면서 김정일에게는 타인을 사망하게 함으로써 쾌감을 즐기는 일종의 시간증(屍姦症)이 생기게 되었는데 김일성 사망 후 함경도에 대한 식량 배급을 중단하여 대량의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한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게다가 핵, 미사일, 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통해 쾌감을 증대시키고 타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죽음 찬미 심리'도 나타나게 되는데 핵, 미사일 실험이 바로 그 결과라는 것이다.

    원로교수의 이와 같은 진단은 세계적인 정치심리학자인 제럴드 포스트 박사가 진단한 김정일의 심리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어 흥미를 주고 있다. 포스트 박사는 15일 영국 텔레그래프지 인터넷판을 통해 "김정일은 악성 자아도취증, 편집증, 방어적 공격성, 극단적 자기 몰두, 과대망상증 등을 가지고 있다 ... 핵실험 실시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려는 김정일의 과도한 욕망을 잘 보여 준다"고 주장하면서 "김정일은 '악의 축'의 일원인 이란이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을 보아 왔고 또 이란에 뒤지기도 원치 않는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2006. 10. 16, 동아일보)

    이상과 같은 김정일의 심리에 대한 두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우리는 김정일 정권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국가와 국민이 이처럼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권 정치인들의 계속되는 무분별한 발언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여권 정치인들의 안일한 사고와는 달리 북한 핵실험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국제사회는 14일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에서는 의심되는 북한 화물에 대한 검색과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물자와 기술의 이전금지를 의무화했으며 또한 북한의 핵무기와 핵개발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결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일 노무현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제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오래 전부터 일부 정치인과 매체 등을 중심으로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동원하여 대북제재를 무력화시키고 국가와 국민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현실은 우리에게 이념적 안목이 아니라 객관적 안목에서 사태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햇볕정책을 지속하기 위한 여권 정치인들의 집착이 지나치리만큼 강해지고 있는 국내현실과는 달리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강력한 대북제재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국제사회는 냉혹하다. 국제사회의 흐름을 역류하고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을 고집한다면 김정일에게도 무시당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왕따를 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상에서 보듯이 김정일의 정신상태에는 문제가 많다. 국제사회도 이미 강력한 대북제재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였다. 그런데도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을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 또한 김정일처럼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김정일 덕에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과연 이들에게 나라의 운명을 계속 맡길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