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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일자 오피니언면 '포럼'란에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이 쓴 칼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노조의 행태가 갈수록 태산이다. 다반사로 벌이던 불법파업과 각종 이권 개입으로 스스로의 도덕성에 먹칠을 하며 추락하던 노조가 이제는 엉뚱한 곳에 몰려가 불법 점거농성을 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들어달라는 해괴한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경북 포항의 포스코(POSCO) 본사에 불법으로 진입해서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포항지역 전문건설사 노조가 바로 그들이다.
노조원들이 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하고 포스코 본사를 불법으로 점거하여 농성을 하고 있으니 언뜻 보면 노조의 협상파트너가 포스코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불법 농성중인 근로자들의 협상파트너는 포스코가 아닌 전문건설협회다. 근로자들은 전문건설협회의 근로자들이며, 이들은 소속 건설사들과 임금 인상을 놓고 단체협상을 벌이다 결렬되자 엉뚱하게도 발주업체인 포스코에 몰려가 포스코 직원들을 가두고 불법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로서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다.
포스코는 협상파트너도 아니기 때문에 건설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어도 들어줄 수가 없다. 게다가 그들의 주장을 들어주었다가는 노동법상의 제3자 개입금지 조항에 걸리게 돼 있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알고 있을 노조가 자신들의 임금과 복지 문제까지 협상파트너가 아닌 공사를 발주한 포스코에 책임지라는 불법 요구를 하는 저의를 알 수가 없다. 전문건설사 노조원들의 불법 점거농성으로 인해 포스코는 업무가 마비되고 그로 인한 손해는 천문학적인 크기로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문제도 아닌 이런 문제로 엄청난 손해를 봐야 하는 포스코로서는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불법행위를 자행한 노조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울산시에서는 ‘연례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바로 민주노총 산하 울산의 현대자동차 노조가 벌이는 파업이 그것이다. 노조 설립 이래 거의 해마다 파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노조는 올해도 지난주부터 사실상의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6월26일부터 계속된 부분파업 때문에 7만여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져 현대차는 20∼23일 수출용 차량 선적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그리고 이번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차질액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은 55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도시근로자 평균 가구소득 3700만원의 1.5배나 되며, 전체 가구주 근로소득의 상위 10%에 속하는 고소득이다. 이런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띄운 동영상에서 “자본가들은 개나 소나 똑같은 나쁜 ×들”이라면서 ‘뼈 빠지게 일하는 것은 노동자인데, 돈은 자본가가 모두 가져간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차 울산공장 5공장 일부 노조원들은 회사가 기존 공장 옆 주차장 부지에 전략 차종 생산공장을 지으려 하자 이를 짓지 못하게 막고 있다. 그 이유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지금까지 공장에서 가까운 이곳에 주차를 해왔는데, 여기에 공장을 세우면 멀리 있는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귀족노조에 배부른 노조원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빗나간 노조의 행태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지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엉뚱한 곳에 가서 생떼를 부리는가 하면 근로자 본인들이 불편하다고 기업의 공장 건설을 막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이에 대응해야 하는 우리 기업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노조가 이런 행태를 통해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자신들의 기득권 보호 또한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