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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에 불법 정치자금 제공 기업인들도 함께 라운딩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자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한나라당의 총리직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골프 총리’에게 5·31지방선거 관리를 맡길 수 없다며 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해 온 한나라당은 4일 즉각 “총리 자격 상실”이라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이번 이 총리 골프 파문을 한나라당이 ‘최연희 성추행’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호기로 삼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 총리가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 법조 브로커 윤상림씨와의 골프회동에 대한 추궁에 "도덕적으로 부끄러움이 없다"며 고압적인 자세를 보인 바로 그 다음날 ‘최도술 사건 연루자들’과 골프를 쳤다는 점에 더욱 분개하고 있다.
이계진 대변인은 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총리가 대단히 부적합한 총리인 것이 드러났다. 골프를 함께 친 사람들이 부적절한 인물들이었는 사실 자체만으로 총리 자격이 없다”며 “이 총리는 사퇴해야 한다.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3·1절이고 철도파업이 시작된 날 골프를 친 것도 모자라 범죄행위를 한 사람들이 상대자였다”며 “이 총리는 ‘총리’라는 특별한 신분을 가지고 있어 그들에게 어떤 사회적 면죄부와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들이 국가 2인자와 같이 골프를 쳤다는 것으로 얼마나 힘을 받겠느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 총리는 3·1절 골프를 치기 하루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브로커 윤씨와 골프친 것을 추궁하는 야당 의원에게 눈을 부라리면서 불같이 화를 냈었다”며 “이미 범법자들과 골프 예약이 된 상태에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 인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일갈했다.
지난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총리와 브로커 윤씨와의 골프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던 홍준표 의원은 “그 사람 정신 나간 사람 아니냐. 브로커와 골프치다 말썽이 됐는데 불법 정치자금 제공자나 범죄자와 골프를 또 치느냐”며 “그런 사람들과 골프를 쳤다는 게 어떤 의미냐. 또 다시 불법 거래를 하겠다는 생각 아니냐”고 개탄했다.
홍 의원은 “3·1절 공식행사에 가지도 않고 골프를 치고 그 자리에 모인 사람이 전부 불법 정치자금 제공자라면 기본적으로 총리로서 기본 국정수행 자격이 없다”며 “물러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라”고 총리직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또 “나한테 눈을 부라리며 도덕적 법적으로 하자 없다고 하더니 이번에도 도덕적 법적으로 하자 없는지 스스로 판단해서 거취를 정하라”며 “부끄러움을 알아야지, 부끄러움도 모르고 그렇게 강변을 하다니…”고 한심스러워하기도 했다.
네티즌 “운동도 하고 돈도 벌고, 로비도 하고 이권도 따는 골프는 건전한 운동” 힐난
네티즌들의 비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아이디 ‘renovet’는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결국 정치자금 모금이 목표였다”며 “경제 현안을 이야기하러 갔다고 하지만 저런 날라리 기업인들이 꽤나 경제에 기여했겠다”고 힐난했다. ‘echo4me’는 “참 추잡스러운 정권”이라며 “총리가 더러운 돈을 내고 처벌받은 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골프라는 형식을 빌어서 같이 자리를 했다니… 뭘 말하고싶어서 그랬느냐”고 불신을 나타냈다. ‘yul6951’은 “역시 골프는 건전한 운동이다. 운동도 하고 돈도 벌고, 로비도 하고 이권도 따고…”라며 “산에 올라가면 인간들이 너무 많아 은밀하게 주고받을 수가 없단다”고 비꼬았다.
그 외에도 “놀아난 적 없다고 큰소리치더니 골프 치고 잘 놀고 있다”(‘qkrtjdpsu’) “프로골퍼로 전향하라. 그러면 골프 쳐도 아무 말 안할 것이다”(‘ctapsj’) 등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1일 이 총리와 골프를 쳤던 기업인들 중에는 2002년 대선 당시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게 수천만원의 정치자금을 건넨 사람, 노 대통령 측근 김정길씨에게 거액의 대선 자금 제공한 사람, 주가조작으로 복역했던 사람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