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국민연금기금으로 약 80억달러 상당의 미국연방정부국채를 매입했으며 이는 한미갈등을 무마하기 위해서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종대 전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은 14일 한국인터넷언론협회(회장 강승규)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정부는 2004년 4월부터 2005년 7월까지 15차례에 걸쳐 약 8조원(약 80억달러) 상당의 국민연금기금을 미국연방정부의 5-10년 만기 국채를 매입하는데 사용했다”며 “반면 우리나라 지방채 보유액은 169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정부가 우리나라 지방채가 아닌 미국 국채를 매입한 것에 대해 “2004년은 한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때”라며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미간의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희생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정부가 국민연금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기금의 고갈 때문이 아니라며 “막대한 기금을 정부가 좌지우지 할 수 있도록 바꾸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은 그 근거로 정부가 2005년 1월 국민연금기금의 부동산주식 매입을 금지한 제한규정을 폐지하고 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도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한 것을 들었다. 김 전 실장은 “정권이 마음먹기에 따라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하는 기금으로 민간 기업까지 통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미 기금이 고갈돼 매년 국고 지원으로 버텨가는 공무원 연금이나 군인연금 문제는 제기하지 않으면서 40년 후 고갈될 국민연금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개혁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 당시 의료보험 통합과 의약분업, 잘못된 국민연금 확대 정책에 반대하다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에서 강제 면직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