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서울역사도시 조성계획’ 과정에서 광화문을 복원할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교체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유 청장은 25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 광화문 복원 과정의 일환으로 현판 글씨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고 글씨체도 대원군 시절에 만든 것과 동일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또 북악산 개방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후 주요 인터넷 포털 및 각 언론사 사이트 등의 게시판에는 ‘복원은 당연하다’는 의견과 ‘현 시점에서 광화문 현판을 교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jongha5252’는 “노 정권이 생색내기용 선거전략으로 립서비스를 남발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지도가 바닥을 헤매는 상황에서 선거가 걱정되니 충격이 필요할 것”이라며 광화문 복원이 선거전략이라고 폄하했다. 또 ‘raminez23’는 “박정희가 쓴 것도 그 자체가 역사”라며 “있지도 않은 걸 억지로 복원하는 게 더 웃긴다”고 냉소했다. ‘Jaseosw’도 “수도를 이전 하려는 노 대통령이 서울의 역사도시를 복원한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고 현 정부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gjwo58’는 “노 대통령의 광화문 복원은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의 청계천 복원을 폄훼하고 열린당 서울시장후보의 입지를 넓혀주려는 의도와 더불어 충청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서울을 수도가 아닌 역사도시로 한 단계 낮추어 수도천도를 하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truedreams’는 “현시점에서 광화문을 비롯한 궁 복원은 급한 게 아니다”며 “행정수도만 해도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데 계속되는 대규모사업은 일단 자제해야 한다. 조세저항만 심해질 뿐”이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반면 문화재 복원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우려하며 시급히 복원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ichic’는 “현 광화문의 위치는 남산의 일황신사를 바라보도록 한 일제총독부(중앙청)의 위치에 맞혀진 것으로 일황숭배의 잔재”라며 “경복궁과 평행이 되는 원래의 위치가 아니므로 당연히 원래 위치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exitapro’는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되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제시대 때 크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광화문과 경복궁 부근이 특히 빨리 복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