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안사고 대응 차원 가능성 배제 못 해"특검 징역 3년 구형에도 공소사실 증명 부족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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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정상윤 기자
12·3 비상계엄 주요 관련자들의 비화폰 전자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21일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박 전 처장의 비화폰 계정 삭제 조치가 사후적으로 부적절하거나 미흡한 측면은 있더라도, 내란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는 고의로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당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촬영돼 언론에 배포되는 것은 경호처 입장에서 보안사고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이어 "비화폰에 대한 보안 조치로 사용자 계정 삭제 조치를 실시한 것은 당시 경호처가 검토한 조치 가운데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후적으로 해당 조치가 미흡하거나 더 바람직한 방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증거인멸 의사가 있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박 전 처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전자정보 삭제 지시를 그대로 따르지 않은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7일 외부 가입자의 전자정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박 전 처장은 "이틀 뒤 자동 삭제된다"는 취지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재판부는 이후 윤 전 대통령이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처리 방안을 논의하면서 박 전 처장을 배제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또한 "피고인이 계엄 선포 이후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면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뿐 아니라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했어야 하는데 그런 조치를 취한 바가 없다"며 "증거인멸 의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박 전 처장은 2024년 12월 6일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 김 전 청장 등의 비화폰 계정을 원격 로그아웃 방식으로 삭제해 통화 내역 등 전자정보를 없앤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에 따르면 박 전 처장은 당시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게 연락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국회를 통해 공개된 것을 문제 삼으며 회수 가능 여부를 물었다.당시 홍 전 차장은 국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고 면직 처리가 완료되는 대로 국정원 보안담당처에 비화폰을 반납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조 전 원장은 박 전 처장에게 홍 전 차장의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비화폰 회수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고, 이후 박 전 처장은 담당자를 통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계정을 원격 로그아웃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을 비롯한 전자정보가 함께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특검은 이 같은 조치가 내란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고의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박 전 처장에게 형법상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했다.특검은 지난달 2일 결심공판에서 "삭제된 비화폰 증거는 국회 체포조 운영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객관적 물증"이라며 "내란죄를 은폐하려는 행위로 그 해악이 매우 크다"고 징역 3년을 구형했다.한편 박 전 처장은 최후진술에서 "2024년 12월 6일 당시 윤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 전으로 직무 수행 중이었다"며 "대통령 비화폰 노출 공개는 심각한 경호 보안 위협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이어 "경호처장으로서 부여된 보안유지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업무처리였다"며 증거인멸 고의를 부인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