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의원들 만나 "대외 관계서 공적 입장" 강조張 "가짜뉴스로 이스라엘 자극한 게 외교적 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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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을 만나 "대외 문제에서 자해적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 발언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 대통령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이스라엘군 관련 영상을 올렸다가 이스라엘 외교부로부터 항의를 받은 일이 다시 소환된 것이다.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회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외국 사례를 보면) 대외 문제에서 자해적 행위를 하는 경우는 찾기 쉽지 않다"면서 "아쉽게도 우리 안에는 그런 요소가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대외 환경이 악화되는 문제는 우리만의 힘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다"며 "대외 관계에 있어서는 입장을 공적으로 가져주면 좋겠다. 여기 계신 분들이 그런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이는 정부의 대외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은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정보를 유출해 한미 간 정보 공유가 일부 제한됐다며 정부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3일 정 장관을 향해 "심각한 외교·안보 자해 행위를 했다"고 규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이를 되받아친 모양새가 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이 공개한 '북한 구성 핵시설' 정보가 "각종 논문과 언론 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두둔한 바 있다.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자해적 행위" 발언을 다시 맞받아쳤다. 장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거울 보고 이야기한 건 줄 알았다"면서 "가짜뉴스로 이스라엘 홀로코스트를 자극하고 한미동맹 흔드는 것이야말로 외교적 자해 행위"라고 이 대통령을 다시 비판한 것이다.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X(엑스·옛 트위터)에 이스라엘 병사가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고문하고 옥상에서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는 글과 영상을 공유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영상은 2년 전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났고 사실 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에 휩싸였다.특히 미국의 핵심 우방국인 이스라엘이 미국과 손잡고 전쟁을 벌인 상황을 고려할 때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에서 단순한 역사를 넘어 '금기'로 통하는 홀로코스트를 언급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평가도 나왔다.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앞두고 나온 유대인 학살 사건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 대통령에게 항의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역대급 외교 대참사"로 규정했다. 이스라엘 한인회장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해 "이스라엘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받아야 할 눈총을 생각해 봤나"라고 지적했다.이스라엘과의 외교 분쟁이 더 확산되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의 '외교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다. 이러한 논란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X에 캄보디아어로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항의를 받고 삭제했다.이 대통령은 제20대 대선후보 시절인 2022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6개월 초보 정치인"이라고 지칭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무리하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공언해 러시아를 자극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젤렌스키 대통령의 짧은 정치 경력 탓이라는 취지로 발언했기 때문이다.당시 정치권에서는 "구한말 일본의 침략이 한국의 잘못이라는 말과 같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울러 영미권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는 국제적인 논란거리가 됐다. 이 대통령은 논란이 계속되자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주한우크라이나 대사는 일련의 사태를 다룬 기사를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대외 문제에서 자해적 행위가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본인과 본인 내각을 향해서 해야 될 말을 엉뚱하게 국회의원들에게 말하고 있다"면서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비판했다.한편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공동체의 이익에 관해 가장 첨예하게 다뤄지는 부분이 외교·안보 분야이기에 서로 어떤 당론이라든가 각각의 의견이나 견해보다는 국익이 가장 최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