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유럽파 대세 흐름 거부할 수 없어K리그에서 성장한 선수, 대승적으로 유럽 진출시켜야국가대표 대다수 유럽파 일본, J리그 경쟁력도 잃어버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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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 이강인 등 한국의 유럽파 스타들은 K리그를 거치지 않았다.ⓒ뉴시스 제공
한국 축구와 일본 축구가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가 있다.자국 리그의 스타이자 핵심 선수가 유럽으로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K리그는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일본 J리그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아시아 클럽 최고의 무대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흐름을 보면 K리그와 J리그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ACL 전신인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에서 K리그는 최강의 리그였다. 1986년 대우 로얄즈의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95년 일화 천마, 1997년 포항 스틸러스, 1998년 포항 스틸러스, 2001년 수원 삼성, 2002년 수원 삼성이 정상에 섰다.2002년 ACL로 확대 재편된 무대에서도 K리그의 강세는 이어졌다. 2006년 전북 현대, 2009년 포항 스틸러스, 2010년 성남 일화, 2012년 울산 현대, 2016년 전북 현대, 2020년 울산 현대까지 아시아 무대를 제패한 K리그였다.K리그는 통산 12회 우승으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K리그의 독주를 막기 위해 ACL 토너먼트 방식이 변경되기도 했다. 당초 동아시아와 서아시아가 토너먼트에서 격돌했지만, 서아시아가 힘을 내지 못하자 동아시아와 서아시아가 결승에서 만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서아시아가 최소 준우승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그러나 2020년대로 접어들면서 K리그의 기세는 급격하게 추락했다. 울산 현대의 마지막 우승 이후 우승 후보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로 재편된 이후에는 사실상 아시아의 변방이 됐다. 동남아시아에게도 밀리는 충격적인 상황이 연출됐다.반면 일본은 동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올라섰고, 그 기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아시안 클럽 챔피언십에서 1986년 후루가와 전기공업이 첫 우승을 차지한 후 1987년 요미우리, 1999년 주빌로 이와타가 왕좌를 차지했다.ACL에서는 2007년 우라와 레즈, 2008년 감바 오사카, 2017년 우라와 레즈, 2018년 가시마 앤틀러스, 2022년 우라와 레즈까지 정상에 올랐다.ACLE에서는 중동의 '오일머니'를 쏟아부으며 유럽 스쿼드를 꾸린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리그가 J리그다. 동아시아 최강의 자리 역시 내주지 않았다.2023-24시즌 요코하마 마리노스 준우승, 2024-25시즌 가와사키 프론탈레 준우승에 이어 2025-26시즌 역시 마치다 젤비아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마치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아흘리와 결승에서 연장 혈투 끝에 0-1로 졌다.일본은 통산 8회 우승을 차지했다.일본 J리그는 어떻게 핵심 선수들을 대거 유럽으로 보내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기본은 투자다. J리그가 K리그보다 훨씬 더 많이 투자하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본질을 따로 있다.전문가 B는 "J리그가 투자도 많이 한다. 그러나 핵심은 경기력이다. J리그는 J리그 팬들이 원하고, 열광하는 경기력을 가지고 있다. 관중들은 J리그에 기대감이 있고, J리그는 이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다. J리그는 전술적으로 도전적인 실험을 계속한다. 이런 시도가 리그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J리그는 스타 선수가 유럽으로 가도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자원들이 계속 나온다. 도전적 실험에 익숙한 선수들이 스타를 대체하고, 이들이 또 스타가 돼 유럽으로 간다. 프로팀은 유스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타 한 명이 나가도 시스템은 무너지지 않는다. 새로운 선수가 쉽게 시스템에 녹아들 수 있다. 유스부터 프로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반면 K리그는 안정적인 전술, 결과 위주다. 도전을 주저하고 있다. 도전을 시도하지 않으니 정체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즉 일본은 핵심 선수를 유럽으로 보내고, 새로운 선수가 그 역할을 맡고, 그 선수가 핵심 선수가 돼 유럽으로 가는 이 순환구조가 자리를 잡았다.이 역시 시스템의 힘이다.전문가 A는 "일본 선수들은 풀뿌리부터 오랜 시간 동안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다. 그리고 일본축구협회와 J리그는 유럽 진출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주도적으로 유럽으로 보내려고 한다. 유럽 진출의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 J리그 스타가 유럽에 가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J리그의 손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 축구의 전체 발전의 시선으로 본다. 스타 공백은 다른 어린 선수를 올려서 키운다. 순환이 된다. 키울 자원이 많다. 발굴해서 유럽으로 내보내고, 또 발굴해서 유럽으로 내보내고, 스타들이 순환이 된다. 일본 축구 인프라가 밑에서부터 올라와 빈자리를 채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 B 역시 "일본은 많은 J리그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즉 일본은 나무가 아니라 숲을 바라보고 있다.J리그 스타가 유럽에 진출하는 것이 J리그의 손실이 아니라 일본 축구 전체의 성장이라고 확신하고 있다.일본축구협회는 유럽에 현지 사무소를 만들어 유럽파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또 유럽 구단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유럽 현지화 프로젝트'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프로젝트다.이 확신은 증명되고 있다. 유럽을 향한 열린 마음이 수많은 유럽파를 탄생시켰고, 일본 대표팀의 경쟁력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일본의 유럽파는 거의 100% J리그 출신이다. J리그에 뿌리를 두고, J리그의 피를 받아 유럽에 진출했고, 유럽에서도 성공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J리그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한국은 다르다. 유럽에서 성공한 한국 선수는 사실상 '돌연변이'다.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이강인 등은 K리그 출신이 아니다. 감사하게도 한국에서 태어나 준 천재들이다. 한국 축구의 시스템이 키운 자원이 아니다. 그들만이 가진 천재성으로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개인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김민재는 K리그 출신이다. 지금 그는 유럽 최강의 팀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다. 그러나 김민재 역시 시스템이 만든 성과가 아니다. 김민재는 K리그를 떠나 중국으로 갔다. 중국에서 유럽으로 향한 케이스다.일본은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과 같은 빅스타는 없다. 그러나 팀 전체 경쟁력으로 보면 한국보다 앞서고 있다. 유럽에서 인정받는 자원들이 모든 포지션에 포진했다. 일본 대표팀은 몇몇 슈퍼스타에 의존하지 않는다. 원팀으로서 더욱 강한 힘을 가졌다. -
- ▲ 일본 J리그는 적극적으로 유럽 진출을 도왔고, 미토마는 현재 EPL 브라이튼에서 뛰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해법이 나왔다. 한국도 K리거 출신 유럽파를 더욱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런 흐름이 한국 축구 전체를 성장시킬 수 있다.K리그 팬들은 아쉬울 수 있지만, 나무가 아닌 숲을 위해서라면 국가대표에 현직 K리거는 더 줄어야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그래야 한국 축구가 살아날 수 있다. K리그의 자긍심은 K리그 출신 유럽파의 활약과 성공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A는 "일본과 간격이 너무 벌어졌다. 빨리 일본을 쫓아가야 한다. 더 빠르게 쫓아가려면 더 많은 유럽파를 배출해야 한다. K리그 문호를 더 개방해야 한다. 무조건 유럽에 진출하는 게 맞다. 유럽에서 경기를 뛰든, 뛰지 못하든 경험을 해야 한다. K리그는 유럽에 선수를 파는 셀링리그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스타를 유럽으로 보내고, 어린 선수들을 키워서 올리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K리그도, 한국 축구도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B 역시 "유럽 도전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선수 개인으로도 살고, 한국 축구 전체가 살 수 있는 방법이다. 유럽 진출 숫자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갭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에 가서 실패를 하더라도 도전해야 한다. 실패로 배우는 것도 많다. 유럽에 도전을 하면 플레이, 생각이 달라진다. 최대한 유럽에 많이 보내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유럽에 최대한 많이 보내는 것이 해결책. 그러나 K리그는 제약이 많다.가장 큰 제약은 유럽 진출에 대한 '마인드'다. K리그의 좋은 선수를 뺏긴다는 마인드. 좋은 선수를 뺏기면 K리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마인드. 스타를 뺏기면 손해라는 마인드.A는 "그런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 한국 축구 전체 발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B 역시 "K리그는 좋은 선수가 나가면 안 된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이런 마인드는 많은 장벽을 세웠다.A는 "K리그는 해외 진출 벽이 굉장히 높다. 분명 구단들도 나름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익으로만 바라보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K리그는 무조건 돈부터 가져와야 선수를 내준다. 선수들이 유럽 클럽 테스트를 받으러 나가는 기회도 잘 주지 않는다. 한국은 기회가 와도 구단이 보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돈 내놓으라고 테스트도 받지 못하게 한다. 근본적인 문제다. 이게 해결돼야 한국 축구도 올라갈 수 있다. K리그 구단이 유럽을 받아들이는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과 구단 모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선수들을 유럽으로 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B도 "K리그는 제도적인 한계가 있다. K리그 구단에게는 돈이 먼저다. 선수를 비싸게 팔아야 하고, 빅리그 가야 하고, 따지는 게 많다. 유럽 경험을 할 수 있게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단 사정도 있겠지만, 그래도 더 적극적으로 유럽으로 보내주기를 바란다. 유럽 진출이 구단 손해라는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피력했다.J리그와 K리그의 결정적 차이가 하나 더 있다.역대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보면 일본은 2개의 리그에서만 선수들을 선발했다. 유럽과 J리그. 유럽이 아니면 다른 리그를 보지 않았다. 오직 J리그만 봤다. 다른 아시아 리그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것이다. J리그가 아시아 최강이라는 자부심이다. 일본은 J리그의 자긍심을 이렇게 표현했다.단 한 번의 예외가 있었는데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나왔다. 혼다 게이스케가 멕시코 리그(Liga MX) 파추카 소속이었다. 혼다는 일본 축구의 상징적 존재로 유럽과 J리그가 아니더라도 대표팀이 필요한 존재였다. 멕시코 리그는 세계 10대 리그 안에 포함된다.한국의 손흥민과 비슷한 케이스다. 유럽을 떠나 미국 메어저리그사커(MLS) LA FC로 갔지만 손흥민은 여전히 한국 대표팀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원이다.반면 한국은 역대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유럽, K리그를 포함해 일본, 중국, 중동 등 다양한 아시아 리그 선수들이 합류했다. 3월 A매치 명단에서도 일본, 중국, 중동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