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박한 입놀림, 나이 들어서도 못고쳐신뢰 생명 동맹외교에 촉새처럼 나불대장관 내려놓고 MBC사장 하는 게 적격
  • ▲ 정동영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한미 양국이 구성핵시설을 알고있다는 서실을 적국 북한에 공식적으로 알려준 꼴이 됐기 때문이다. ⓒ 제미나이
    ▲ 정동영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한미 양국이 구성핵시설을 알고있다는 서실을 적국 북한에 공식적으로 알려준 꼴이 됐기 때문이다. ⓒ 제미나이
    ■ 통일부방송 특종기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자리가 바뀌면 태도도 바뀜을 의미할 것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최근《구성 우라늄 농축 시설》발언을 보면, 직함은《장관》인데 여전히《방송기자》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기자는 뭔가를 드러내는 역할을 맡는다. 
    공익을 위해 의심을 좇고, 단서들을 모아 어떤《사실》을 찾아 공개하는 게 직업이다. 

    특히 특종 기자는 민감한 정보를 추적한다. 
    이는 위험이 아니라 당위일 수도 있다. 
    사익을 위해 감춰진 정보를 공론화하는 게 특종 기자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 말 아껴야 할 위치에서 방송 멘트만 날려

    장관은 뭔가를 드러내는 역할보다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행정 부처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정보를 듣는다면《특종》여부를 따질 게 아니라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려운 말이 필요없다.  
     
    정 장관의 이번《구성 우라늄 농축 시설》발언은 기자와 장관, 그 경계를 무너뜨린 것 으로 보인다. 
    그것도 공개 석상에서 그는《구성 시설》을 단정적으로 말했다. 

    정 장관을 옹호하는 이들은《구성 시설》이 어차피《공개 정보》이므로《기밀 유출》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사실 여부보다 화자의 태도일 수도 있다. 
    정보 접근이 제한적인 곳에서 긴밀히 논의를 하는 것과 확성기》에 대고 말하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르다.  
     
    인간 관계도 그렇다. 
    생각해보라. 
    깊은 신뢰 관계를 형성해온 친구의 프라이버시를 공개적으로 떠들 수 있을까? 

    동맹 관계는 더욱 그럴 것이다. 
    동맹의 필요조건은 성문화된 조약이지만, 충분조건은 묵시적 협력일 수도 있다. 
    정보를 공유하고, 그 공유된 정보를 굳이 공개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것이다. 

    외교는 말을 잘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말을 아끼는 기술도 중요하다. 
    침묵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를 토대로 정보가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신뢰는 보이지 않는《인프라다.  

     
    ■ 외교는 법정 아냐

    더 큰 문제는 그 발언의 타이밍이다. 
    지금은 평시가 아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핵》문제로 인해 교착 국면에 들어가 있다. 
    그뿐 아니다. 
    “한국이 도움 안 됐다” 는 불만까지 노골화된 바 있다. 
    동맹의 기여도와 신뢰를 예민하게 따지는 순간에, 굳이 북한 핵시설을《확인》해주는 발언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전략의 초점은 타이밍이다. 
    외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은 말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천냥 빚을 갚기도 하고 천냥 빚이 되기도 한다. 
    이번엔 천냥 빚이 될 조짐이다.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이 계속되고, 한국 정부는 “소통을 통해 정상화하겠다”고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한번 깨진 신뢰는 복구가 어렵다
    애초에 깨지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황당한 건, 
    “오픈 소스에서 취득했다” 
    “미국에서 받은 정보가 아니다” 라는 무책임한 방식의 해명이다. 

    동맹 간에는 정보의 출처보다 인식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즉, 그 정보를 어디서 들었는지보다 자신들의 정보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인식이 드는 순간, 신뢰에 이미 금이 간다. 

    외교는 법정이 아니다. 
    실체 파악과 사실 입증을 위해 모두를 불러 대질 심문을 벌이는 공간이 아니라는 뜻이다. 
    중요한 건 신뢰의 축적일 수밖에 없다.  

     
    ■ 북한에 점수 좀 땄는가?

    《유출자 색출》논란은 본질을 흐린다. 
    《취재원 찾기》는 기자의 영역이다. 

    정 장관은 기자가 아니다. 
    이 사안의 핵심은 “누가 흘렸는가” 가 아니라, 왜 그 말을 했는가일 수도 있다. 

    국가안보의 전략 공간에서 중요한 건 말의 신중함이다. 
    한미 간에는 산업-안보-군사 협력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정보 공유 - 통상 갈등 - 전작권 논의》까지 하나의 신뢰의 축 위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 구조에서 한 부분의 균열은 전체의 흔들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정 장관이《구성 시설》발언을 왜, 하필 지금, 공개적으로 했는지이다. 
    그 발언이 꼭 필요했는가. 
    그렇다면 그 발언으로 얻은 이익은 무엇인가. 
    반대로 잃을 수 있는 신뢰의 비용은 얼마인가. 

    이 물음을 바탕으로 역진귀납을 해보자면, 정 장관은 그 시점에서《침묵》을 선택했어야 옳다.  
     
    전략적 침묵은 무능이 아니다. 
    알아도 말하지 않는 것, 말할 수 있어도 지금은 말하지 않는 것. 
    그게 국익을 지키는 방식일 수도 있다. 
    외교 안보와 관련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이가 역설적이게도 가장 적게 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