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홍도'·뮤지컬 '몽유도원'·오페라 '베르테르'가 전하는 일편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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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홍도' 공연 사진.ⓒ옐로밤·마방진
빠르게 변하고 쉽게 잊히는 이른바 '인스턴트식 사랑'이 만연한 시대.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관객들은 여전히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일편단심(一片丹心)에 열광한다. 오직 한 사람만을 향한 지독하리만큼 순수한 사랑은 때로 비극으로 끝나기에 더욱 아름답게 기억된다. 서로 다른 장르지만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하나의 줄기로 엮인 세 편의 공연를 통해 순애보의 본질을 짚어보았다.◇ 눈물 속에 핀 가장 붉은 순정, 화류비련극 '홍도'극공작소 마방진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10년 만에 돌아온 화류비련극 '홍도'는 1930년대 신파극의 정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고선웅 연출 특유의 위트와 리듬감으로 재해석했다. 작품은 오빠의 학비를 위해 기생이 된 홍도와 명문가 자제 광호의 사랑, 희생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다룬다.주변의 모함과 오해 속에서도 홍도가 지키려 했던 것은 화려한 삶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이다. 배우의 절절한 독백과 함께 그려지는 '홍도야 우지마라'의 정서는 세대를 관통하며, 순정이 구시대의 유물이 아닌 시대를 초월한 인간 본연의 고귀함임을 증명한다.타이틀 롤인 '홍도' 역에는 초연에서 활약한 예지원과 함께 박하선·최하윤이 새롭게 합류했다. 오는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후 5~6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대구 수성아트피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등 전국 7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
- ▲ 뮤지컬 '몽유도원' 공연 사진.ⓒ에이콤
◇ 시공간 초월한 고전적 로맨스, 뮤지컬 '몽유도원'"도미(都彌)'는 백제 사람이다. 평민이었지만 자못 의리를 알았다. 그의 아내는 아름답고 예뻤으며 또한 절개 있는 행실이 있어 당시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단 두 문장의 강렬한 기록으로 시작되는 '도미 부부 설화(삼국사기 열전)'가 21세기 뮤지컬 무대 위에서 화려하고도 애절하게 피어났다.뮤지컬 '몽유도원'은 권력의 탄압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두 남녀의 사랑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감동과 한(恨)의 미학을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개로왕(여경)의 유혹과 협박 속에서도 정절을 지키며 남편 도미를 기다리는 여인 아랑, 눈이 멀어 쫓겨난 상황에서도 아내를 찾아 헤매는 도미의 서사는 우리 민족이 지향해온 '믿음의 사랑'을 상징한다.도미와 아랑은 자신들을 파괴한 여경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누는 대신, 오직 서로를 의지하며 평온한 이상향 '몽유도원'을 찾아 떠난다. 극 중 나룻배는 이별과 재회, 마지막 이상향으로 향하는 서사의 핵심 동선을 연결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시각적 여운을 남긴다. 5월 10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
- ▲ 오페라 '베르테르' 포스터.ⓒ국립오페라단
◇ 금지된 사랑 향한 숭고한 열정, 오페라 '베르테르'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첫 무대로 오는 23~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베르테르'를 선보인다. 원작은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독일의 대문호 볼프강 폰 괴테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작품 속 노란 조끼를 입었던 베르테르의 패션이 유행했으며, '베르테르 효과'라는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마농', '돈키호테' 등을 작곡한 프랑스 작곡가 쥘 마스네의 '베르테르'는 '순수한 사랑'의 대명사다. 주인공 베르테르는 이미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트를 향해 멈출 수 없는 사랑을 쏟아붓는다. 그의 사랑은 단순히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아니라, 영혼을 다한 헌신에 가깝다.서정적인 선율 속에 녹아든 베르테르의 애절한 아리아 '무엇 때문에 나를 깨우는가(Pourquoi me réveiller)'에서 절정에 달한다. 결국 죽음으로써 자신의 사랑을 완성하는 그의 모습은 타협하지 않는 순수한 열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베르테르' 역에 테너 이범주·김요한, '샤를로트' 역은 메조소프라노 정주연·카리스 터커가 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