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지원금' 4조8000억 원 추경 편성 영화·공연·숙박 할인 예산도 580억 원 책정정부는 '빚 없는 추경' 강조하며 적절성 강조여야 없이 자체 지원금 예산 편성 지자체도국가 부채는 6500조 돌파 … 野 "현금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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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재정 지출이 늘어날 조짐을 보인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는 유권자 70%에 달하는 3500만 명에게 민생지원금 지급안이 담겼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현금 살포형 지원금이 횡행하고 있다.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0일 추경안 처리를 목표로 본격 심사에 나섰다.정부가 편성한 추경안 26조2000억 원 규모다.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3580만 명에게 '고유가 피해지원금' 명목으로 지역화폐를 나눠준다.수도권 거주자는 1인 10만 원, 비수도권은 15만 원이다. 인구 감소 우대 지역은 20만 원, 인구 감소 특별지역은 25만 원까지 지급된다. 차상위·한부모 계층은 35만 원이 더해진다. 최소 10만 원, 최대 60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가 지급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4조8000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영화·공연·숙박 할인 지원에도 580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영화는 1회 6000원, 최대 600만 명, 공연은 1회 1만 원 최대 50만 명이다. 인구 소멸 지역에 한해 숙박 할인도 지원된다.정부는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한 추경이라 괜찮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께서 필요로 하는 곳에 적기에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마땅한 책무"라고 밝혔다.야당에서는 이러한 현금성 예산이 결국 선거를 앞둔 '매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라 빚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초과 세수로 빚을 줄이거나 필요한 곳에 예산을 쓰기보다 돈을 나눠주는 데에 신경이 가 있다는 것이다.실제 3월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총부채는 6500조5843억 원이다. 1년 전(6220조5770억 원)보다 약 280조 원(4.5%) 증가했다.전체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5배 수준까지 늘었다. 총 부채 비율은 248%다. 정부 부채는 1250조7746억 원, 가계 부채는 2342조6728억 원, 기업 부채는 2907조1369억 원이다.씀씀이는 늘었다.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당초 올해 정부 총 지출은 전년 대비 8.1% 증가한 727조9000억 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추경이 집행되면 11.8% 늘어난 753조1000억 원이 된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영화표까지 나눠주면서 지방선거 표를 사겠다는 것"이라며 "추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현금 살포 추경이 아니라 핀셋 지원 추경이 되어야 한다"고 반발했다.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돈 뿌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중동 사태와 민생 회복을 명목으로 돈을 나눠주는 모습이 눈에 띈다.전남 순천시에서는 모든 시민에게 1인 15만 원의 순천사랑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민생회복지원금의 일환으로 총 500억 원의 예산이 든다. 지원금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신청받는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무소속으로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경남도 모든 도민에게 1인 10만 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남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과 외국인 결혼 이민자·영주권자를 포함해 320만 명이 지급 대상이다. '도민생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3288억 원이 예산으로 책정됐다.국민의힘 소속인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19일 이를 발표하면서 "최근 중동 사태가 불러온 고유가·고환율·고금리로 도민들 소비 여력이 급격히 위축되는 등 민생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경기도 성남시도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국가 경제 위기 재난을 선포하면 가구당 10만 원씩 410억 원 규모의 지원금 지급을 검토한다고 했다.박 지사와 신 시장은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을 받고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물가와 환율이 동반해서 상승하는 상황에서 현금이 더 풀리는 것이 타당한지를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대를 넘어섰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7개월 연속 2%대다.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부가 고유가와 고물가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동시에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대규모 현금성 지출을 주장하는 모순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현재 기준으로 현금 살포성 집행이 이뤄지면 대한민국 경제는 하반기 매우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