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총선 앞두고 수사 지연 및 차단"피고인 측 "조직 상황 따른 판단" 반박
  • ▲ 오동운 고위공직자수사처장. ⓒ정상윤 기자
    ▲ 오동운 고위공직자수사처장. ⓒ정상윤 기자
    '순직해병 수사 외압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공수처 전·현직 간부들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순직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공수처 고위 간부들이 총선을 앞두고 조직적으로 수사를 지연·차단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선규 전 부장검사와 송창진 전 부장검사는 순직해병 수사 외압 의혹의 수사가 진행될 경우 대통령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총선 전까지 수사를 하지 말도록 지시하거나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실 압수수색 영장 청구와 관련해 결재를 막거나 사표를 언급하며 압박했고 이후 공수처장·차장 직무대행을 맡은 뒤 수사팀 축소와 인사 조정, 총선 전 소환조사 금지 지시 등을 통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특검은 김 전 부장검사가 주요 사건 관계인 소환조사를 제한해 수사를 지연시켰다고 강조했다. 송 전 부장검사에 대해서도 영장 청구 결재 권한을 이용해 대통령실 관련 압수수색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공수처 고위 간부의 직무유기 혐의도 제기했다. 오 처장과 이재승 차장, 박석일 전 부장검사가 공모해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 사건을 수사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대검찰청 이첩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총선 전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처장 대행 시기 수사가 가장 활발히 이뤄졌다"고 했다.

    송 전 부장검사 측은 "압수수색 영장은 내부 의사결정에 따라 추후 청구하기로 한 사안인데 어떻게 직권남용이라 할 수 있느냐"면서 "위증 혐의에 대해서는 고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오 처장 측은 부장검사 공백과 조직 상황을 이유로 들어 "특검과 다른 의견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직무유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하며 당시 비상계엄 상황과 사건 과다로 인해 정상적인 수사가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 차장 측은 "상급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판단을 유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부장검사 측은 "퇴직 전 일정 기간 수사를 진행했다"며 직무유기 성립을 부인했다.

    앞서 김·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공수처 처·차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순직해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 수사팀의 관련자 소환조사를 방해하거나 추가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막는 등 수사를 방해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당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휘말린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등의 취지로 허위 진술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박 전 부장검사는 2024년 8월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한 뒤 이후 해당 사건을 수사하지 않고 방치해 직무유기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