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무회의서 포퓰리즘 사례로 부산특별법 거론 "특별법 만든다고 후다닥 하길래 내가 얘기 좀 해"부산특별법, 법사위서 제동 … 野 "李, 입법 방해"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합의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정에 관한 특별법'(부산특별법)에 제동을 걸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이 포퓰리즘 사례로 부산특별법을 거론하자 국민의힘은 "입법 방해"라며 반발했다. 특히 여당 주도로 다른 지역에 대한 특별법은 국회를 통과하면서 '부산 홀대'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사흘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원 입법들이 사실은 포퓰리즘적으로 되는 경우들이 가끔씩 있기 때문에 각 부처에서 자기 부처 소관뿐만 아니라 재정 문제든 다른 법체계와의 정합성 문제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특별법을 예시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부산특별법인가 만든다고 후다닥 그러기에 제가 얘기를 좀 했다"면서 "어떤 재정 부담이 될지 정부 국정 운영과 정합성이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타 지역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부산만 특별법을 만들면 대전은 어떻게 할 것이며 광주나 다른 데는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공동발의한 부산특별법은 부산을 국제물류와 국제금융, 디지털 첨단산업의 메카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해 각종 특례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26일 소관 국회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법사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숙려 기간 미충족'을 이유로 부산특별법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정작 민주당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입법에 대해선 숙려 기간을 채우지 않고 속전속결로 처리했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지역 발전법인 특별법은 시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는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부산특별법 만든다고 해서 내가 얘기를 좀 했다'고 한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이 부산특별법을 법사위에 상정하지 않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부산 지역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위에 군림하는 월권적 입법 방해이자 명백한 의회 무시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부산 홀대를 드러낸 발언"이라면서 "부산은 왜 차별을 받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통령이 부산특별법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했지만 해당 법안이 법사위에 상정되지 않은 날 강원·전북특별법 개정안은 법사위에 상정된 후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했다. 이들 개정안도 부산특별법과 유사한 내용으로서 지역 맞춤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례를 포함했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전재수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전재수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여권이 부산특별법을 '선거용 도구'로 활용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선거 목전에 마지못해 (부산특별법을) 받는 척하면서 전재수 의원을 밀어주는 짜고 치는 선거 전략이라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여권 부산시장 유력 후보인 전 의원이 당과 협의해 부산특별법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공을 전 의원에게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부산특별법을 발의한 당사자인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이 부산특별법을 '포퓰리즘'이라고 발언한 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나서서 당정청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 의원은 이날 부산 해양수산부 청사 앞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해양수도 부산의 꿈을 이 대통령과 함께 부산 시민들과 함께 실현하겠다"고 호언했다.

    한편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부산특별법을 포퓰리즘 사례로 든 것에 대해 "모든 지방 정부 행정에 다 필요한 특례법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미"라면서 "국민적 삶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것이 아니라면 지방의 이름을 굳이 넣어서 특례법을 만드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