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K리그1 5라운드서 광주FC 5-0 대파구단 최초 개막 후 4연승 신기록, 리그 1위 등극지난 시즌 야유받던 김기동 서울 감독, 올 시즌 첫 홈경기서 팬들의 환호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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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전이 열리기 전 김기동 감독이 전광판에 소개됐고 있다. 서울 팬들은 김기동 감독의 이름을 외쳤다.ⓒ뉴데일리
2025년. 김기동 FC서울 감독과 팬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했다.서울 감독 2년 차에 '최대 위기'를 맞이한 김 감독이다. 서울 팬들은 김 감독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경기장에서 "김기동 나가!"라고 외쳤다. 김 감독은 서울 팬들과 맞설 수 없었다.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 기성용 이적 때문이다. 서울의 레전드라고 불린 기성용이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했다. 서울 팬들은 레전드를 팽한 주역으로 김 감독을 지목했다. 그들에게 김 감독은 그들의 감독이 아니라 레전드를 버린 '역적'이었다.여기에 서울의 성적마저 좋지 않았다. 부진한 성적은 기성용 이적 이슈에 기름을 부었다.사태는 심각하게 흘렀다. 경기가 열리기 직전 선수 소개 시간. 전광판에 선발로 출격하는 11명의 선수들이 소개된다.선수 소개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김 감독의 얼굴이 나온다. 선수 소개 때 열렬히 환호하던 서울 팬들은 김 감독이 전광판에 등장하자 환호를 야유로 바꾸었다.경기 중에도 마찬가지. 전광판에 김 감독 얼굴이 잡히면 야유가 경기장을 뒤덮었다. 심지어 서울이 골을 넣어도 감독을 향한 야유는 멈추지 않았다. 골을 넣고 승리해도 여전히 김 감독은 역적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못했다.당시 김 감독은 "그런 부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항상 고독하고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부분이 팬들에게 전달됐으면 한다. 서울을 위해 축구만 생각하고, 서울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지금은 서울에 뼈를 갈아 넣고 있다. 계속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더 나아가 서울이 우승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토로했다.이 모든 것이 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시즌 내내 이어진 불협화음. 팬과 하나가 되지 못한 감독. 팬과 감독 사이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이런 팀은 힘을 낼 수 없다. 결과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서울은 고꾸라졌다. 가까스로 6위 안에 남을 수 있었다.위기의 서울. 위기의 김 감독. 2026시즌이 다가왔다.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 감독은 "서울의 완연한 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이때까지만 해도 김 감독의 위치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여전히 불신의 눈빛을 받아야 했다.그러나 시즌이 시작한 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개막전 '경인 더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2-1로 격파했다. 2라운드에서 제주SK를 2-1로 잡은 서울은 3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꺾었다.개막 후 3연승. 2007년 서울의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이 개막 후 3연승을 이끈 후 처음이다. 무려 19년만.3연승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서울 팬들의 마음도 조금씩 열렸다. 서울 팬들의 심장에도 조금씩 봄이 찾아왔다. 저주를 푸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성적으로 푸는 것이다. 김 감독이 그렇게 했다.3연승은 모두 원정 경기였다. 올 시즌 첫 홈경기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상대는 무패 행진(1승 3무)을 달리고 있던 광주FC였다.이 경기에서 김 감독의 저주가 완전히 풀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3연승의 힘이다. 성적의 힘이다.경기 전 선수 소개 시간. 베스트 11이 나온 후 김 감독의 얼굴이 전광판에 등장했다.서울 팬들은 달라졌다. 그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김기동!"이라고 외쳤다. 서울의 봄, 완연한 봄을 입증하는 결정적 장면이다.경기 중 전광판에 김 감독의 얼굴이 나와도 이제 야유는 없었다. 골이 터지면 감독과 팬은 함께 기뻐했다. 감독과 팬이 하나 되는 순간이다.하나 된 팀의 힘은 강했다. 서울은 무려 5골 폭죽을 터뜨리며 광주는 5-0으로 완파했다.전반 9분 손정범, 후반 1분 클리말라, 후반 14분 로스, 후반 27분 클리말라, 후반 36분 이승모까지 서울의 완연한 봄을 알리는 축포 5방이다.이날 경기장에는 2만 4122명의 팬들이 찾았다. 올 시즌 K리그 최다 관중 1위다. 팬들은 축구장 최고의 퍼포먼스라는 '파도타기'를 선보였다. 지금 서울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따뜻한, 봄의 장면이다. -
- ▲ 김기동 서울 감독이 광주에 5-0 승리를 거둔 후 서울 팬들 앞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최다 관중 앞에서 김 감독은 구단 '신기록'을 작성했다. 서울 역대 최고의 감독 중 하나라는 귀네슈 감독도 해내지 못한 역사다. 바로 개막 후 4연승.1983년 창단한 서울은 이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개막 후 4연승을 기록했다.더불어 서울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유일하게 전승을 거둔 팀이 됐다. 득점은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10골) 기록했고, 실점(2골)도 1위다. 공격과 수비 모두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공격도 가장 잘하고, 수비도 가장 잘하는 팀. 당연히 순위도 가장 높다. 서울은 리그 1위로 올라섰다.2016년 이후 10년째 우승컵이 없는 서울이다. K리그 전통의 명가, 리그를 주도하는 최고 인기팀의 자존심이 떨어진 지 10년이 됐다.김 감독이 그 한을 풀기 위해, 서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은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18세 '신성' 손정범의 등장도 김 감독의 신뢰를 키웠다. 그는 서울 유스 출신으로 올 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포항전에서 도움을 올린 후 광주전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한국 축구의 미래로 엄청난 기대감을 높인 손정범. 김 감독의 작품이다.프로의 세계에서 18세가 주전으로 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성적을 내지 못하면 위기를 맞이하는 상황에서 유망주의 성장은 뒤로 밀려나는 게 현실이다. 김 감독은 이 현실을 외면한 채 적극적으로 손정범을 활용했고, 이 카드는 통했다. 올 시즌 초반 가장 뜨거운 선수는 단연 손정범이다.19년 전 귀네슈 감독이 어린 기성용과 이청용에게 주전 기회를 줬던 것처럼. 그들이 한국 축구의 기둥이 된 것처럼. 지금 서울 팬들은 손정범에게 그런 기대감을 가지기 시작했다.경기가 끝난 후 김 감독은 서울 팬들에게 다가갔다.지난 시즌에는 하지 못했던 일이다. 승리를 해도 김 감독은 멀리서 묵묵히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팬들의 반감이 워낙 컸기에 벌어진 일이다.그런데 김 감독이 팬들에게 가까이 갔다. 용기를 냈다. 먼저 다가갔다. 그리고 승리 세리머니를 펼쳤다. 정말 오랜만에 나온 장면이다. 서울 팬들도 화답했다. 김기동의 저주가 완전히 풀렸다는 것, 서로를 통해 증명했다.경기 후 만난 김 감독. 저주가 풀린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쑥스럽다. 창피하다. 작년에 많이 힘든 상황이었다. 이를 버티면서 동계훈련을 시작했다. 분명히 승리를 하고, 경기력이 좋아지면 팬들이 나를 응원해 줄 거라고 확신했다. 올 시즌 승리를 가져오니 팬들이 인정을 해주지 않나 생각을 한다.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을 버티니까 이런 기회도 나에게 왔다. 나의 모든 힘을 다 쏟아부을 것이다. 올해는 무언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홈과 원정 가리지 않고 응원해 주는 수호신에게 항상 감사하다. 그들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