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전달·공천 청탁은 증거 부족 판단선거용 차량 대납은 불법 정치자금 인정
  • ▲ 김상민 전 부장검사. ⓒ연합뉴스
    ▲ 김상민 전 부장검사.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측에 고가의 그림을 건네며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9일 김 전 검사의 청탁금지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선고 공판을 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준비하며 선거 차량 대납비를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4139만 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특검 증명에 의해 인정되는 정황들은 모두 2023년 2월쯤 김 여사 또는 김씨에게 이 사건 그림을 교부했을 가능성을 추정하게 하는 정황일 뿐"이라며 "김씨에게 그림을 교부해 계속 보유하는 상황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는 정황이 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에게 그림을 전달 및 교부했다는 직·간접적 증거가 없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재판부는 선거 차량 대납비를 받은 부분에 대해 "김 전 검사는 14년간 검사로 재직한 법률 전문가로, 자기 행위의 법적 의미에 관해 누구보다 잘 인식할 수 있는 입장이었음에도 제삼자에게 적극적으로 기부 선납을 요청했고, 수사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해당 부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며 "초범이고 공직자로서 상당 기간 성실히 임해온 점과 구속 기소 이후 구금 생활을 한 정상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검사는 고가의 미술품을 김 여사 측에 제공하며 공직 인사와 총선 공천 등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약 1억4000만 원에 매수했다. 2023년 2월 해당 작품을 김 여사의 친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김 전 검사가 미술품을 전달하면서 2024년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청탁한 것으로 봤다. 해당 행위가 공직자와 그 친족을 상대로 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해당 그림은 김 전 검사의 장모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됐다. 특검에 따르면 이 작품은 2022년 6월 대만의 한 경매업체에서 220만 원에 경매가 시작됐다. 낙찰가는 약 3000만 원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이후 여러 중개업자를 거쳐 김 전 검사가 작품을 구입한 뒤 김 여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이와 별도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전 검사가 2024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존버킴' 또는 '코인왕'으로 불리는 박모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비용을 대납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해당 비용이 신고되지 않은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 전 검사 측은 재판 과정에서 청탁의 대가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지난 1월 1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김 전 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징역 3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3년 등 총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약 4000만 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