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 회담 앞둔 당일 우크라이나 맹비난
  •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 중 시리아 측 카운터파트 아사드 알시바니의 발언을 듣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제공/AP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 중 시리아 측 카운터파트 아사드 알시바니의 발언을 듣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제공/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회담을 앞두고 러시아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발표할 종전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공개된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과 그의 유럽 후견인들이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일부 예외를 뺀 거의 모든 유럽 국가가 키이우 정권에 돈과 무기를 퍼주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국가들을 "평화의 주요 장애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제재 아래 러시아 경제가 무너지기를 꿈꾸고 있다"며 "그들은 러시아와 전장에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잇는 러시아로서는 미국과 형식적인 협상을 이어가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전쟁 장기화에 따른 책임론을 피할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유럽 국가들과는 대화할 의사가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평화적 해결을 달성하기 위해 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는 갈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지속적 합의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 협상가들과 협력을 계속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전날 협의한 20개항 종전안이 러시아가 12월 초부터 미국과 마련해 온 28개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거부 의사를 시사했다.

    우크라이나에 거주 중인 분석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푸틴은 지금 단계에서 전쟁을 끝낼 의지도, 의미 있는 양보를 할 준비도 없다"며 "크렘린궁에 트럼프 평화안 논의는 미국 대통령과 건설적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마찰과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순전히 전술적인 게임일 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