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항목 중 90% 합의 … 남은 건 돈바스·자포리자 원전""60일 휴전 시 종전안 국민투표 … 영토 문제는 국민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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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종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27일 AF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6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주말, 아마도 일요일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지난 10월 17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최근 도출된 20개 항목의 종전안과 함께 안전보장, 전후 재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20개 항목 중 90%는 준비가 끝났다"며 "다만 민감한 사안인 돈바스 지역과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최근까지 대표단 협상을 통해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종전안의 최신 초안을 마련했으며, 이 과정에서 양측 간 이견을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영토 문제와 자포리자 원전 운영 방안을 놓고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 영토를 할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을 원하고 있다. 미국은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우크라이나가 일부 통제 중인 도네츠크 지역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자포리자 원전과 관련해 미국은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가 공동 기업을 설립해 동등한 지분을 보유하고 미국이 최고경영자 역할을 맡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원전 운영 개입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간 핵심 쟁점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곧바로 협정 체결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압박 방안과 휴전 이후 안전한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 필요성도 논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러시아가 최소 60일간 휴전에 동의할 경우,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마련한 종전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토 문제는 국민투표나 선거로만 결정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중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를 위해 최소 60일간의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휴전 필요성은 이해하면서도 더 짧은 기간을 선호하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악시오스에 전했다.안전보장 문제와 관련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추가 논의가 필요한 기술적 쟁점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갱신 가능한 15년짜리 협정을 제안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보다 더 긴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한편 악시오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하루 전인 27일 유럽 정상들과 전화회의를 열어 종전안 관련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