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고 더 넓은 나만의 극장 경험' 슬로건…2026 세종시즌 전체 라인업 발표무용단 '무감서기', 극단 '아.파.트.' 등 신작 10편…검증된 고정 레퍼토리 17편
  • ▲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2026 세종시즌' 전체 라인업과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세종문화회관
    ▲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2026 세종시즌' 전체 라인업과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세종문화회관
    "전 세계가 서울 시민이 무엇에 열광하는지 궁금해할 정도로 이제는 서울이 세계 예술의 중심이 됐다. 인공지능(AI),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경쟁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퍼포머와 창작진이 그 역할을 할 것이다. K-컬처의 허브, 많은 문화를 경험하는 공간, 시민이 만드는 극장으로서 세종문화회관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S씨어터에서 '2026 세종시즌' 라인업과 주요 사업 계획을 공개하며 올해 성과와 함께 '더 깊고 더 넓은 나만의 극장 경험'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올해 세종문화회관 연간 방문객은 약 312만 명이며, 유료 관객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안 사장은 2025년 주요 성과로 △예술단(제작극장 세종) 중심 안착 △레퍼토리 경쟁력 강화 △극장 경험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등 3가지를 꼽았다. 

    제작극장 5년 차를 맞은 세종문화회관은 내년 서울시예술단 작품 23편과 기획·공동주최 4편을 아우르며 총 226회 공연을 선보인다. 자체 예술단 작품이 27편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한다. 창단 3년 차인 서울시발레단은 8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 ▲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2026 세종시즌' 전체 라인업과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세종문화회관
    ▲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2026 세종시즌' 전체 라인업과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세종문화회관
    예술단의 신작은 10편으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송년 음악회'(12월 10일) △서울시무용단 '무감서기'(9월 10~13일) △서울시극단 '빅 마더'(3월 30일~4월 26일), '아.파.트'(10월 24일~11월 14일) △서울시발레단 샤론 에얄의 'Jakie'(3월 14~21일), 한국 창작 발레 'In the Bamboo Forest'(5월 15~17일), 더블 빌 '죽음과 소녀'(8월 15~16일), 한스 판 마넨의 '그로세 푸게'(11월 19~22일) △영국 심리 스릴러 연극 'WASP'(3월 8일~4월 26일 △재일 작가 정의신의 대표작 '스미레 미용실(9월 12일~10월 3일) 등이다.

    2026년 시즌의 포문은 공동주최 작품 'THE WASP(와스프)'가 연다. 영국 극작가 모건 로이드 말콤의 심리 스릴러극으로 20년 만에 재회한 두 여인의 관계를 긴장감 넘치는 서사로 풀어낸다. 국내 초연 무대로, 치밀한 심리 묘사와 강렬한 연기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서울시무용단은 '서울굿'을 모티브로 한 '무감서기'를 초연한다. 굿은 무당이 노래하고 춤추며 인간 세상에 복과 화가 조화롭게 흐르길 기원하는 의식이다. '무감서기'는 굿에 담긴 인간의 불안과 고뇌를 어루만지고, 평안과 안녕을 비는 마음을 놀이로 승화할 예정이다. 윤혜정 예술감독·안무, 이단비 대본, 이하느리 음악, 기무간 조안무 등이 참여한다.

    서울시극단은 내년 '마더'와 '아.파.트.'를 초연한다. '빅데이터 시대의 여론 조작과 보이지 않는 정보 권력의 작동 방식을 날카롭게 포착한 '마더'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소비하는 정보의 이면을 무대 위에 드러낸다. 이준우 연출과 작가 강훈구가 협업한 신작 '아.파.트'는 화려했던 과거를 되찾고자 하는 한 배우의 치밀한 내면을 따라가며 한국 사회에 내재한 욕망과 허위, 집단적 심리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 ▲ 세종문화회관 기획 공연 포스터.ⓒ세종문화회관
    ▲ 세종문화회관 기획 공연 포스터.ⓒ세종문화회관
    제작극장 체제 도입 이후인 2022~2026년 축적된 레퍼토리 작품은 총 76편에 이르며 이에 따라 전체 시즌 대비 레퍼토리 비중은 55%까지 확대됐다. 전년 누적(2022~2025) 51%에서 4%로 상승한 수치다. 이는 단발성 제작을 넘어 작품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레퍼토리 극장 구조가 안착했음을 보여준다. 내년 시즌을 이끄는 고정 레퍼토리는 17편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믹스드 오케스트라 26'(4월 16일), 실내악 시리즈 '일노래'(7월 3일), 창작 국악 무대 '신풍류전'(9월 4일) △서울시무용단 '스피드'(5월 1~13일) △서울시합창단 '언제라도, 봄'(3월 12~13일), '카르미나 부라나'(5월 21일), '한여름의 메시아'(8월 27~28일) △서울시뮤지컬단 '더 트라이브'(6월 9~27일), '크리스마스 캐럴'(12월 2~27일) △서울시오페라단 '라보엠'(11월 5~8일) △서울시발레단 '캄머발레'·'5 탱고스'(11월 19~22일) 등이 관객과 다시 만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시작은 '믹스드 오케스트라 26'이다. 가야금 명인 지순자의 전통 연주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상주 작곡가 이하느리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Re-프로젝트: 형식의 재발견'(5월 29)에서는 이하느리의 서곡과 정일련의 장편 심포니 형식 신작을 초연하고, 안무가 이정윤이 참여해 무용과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실험을 보여준다.

    서울시오페라단은 1986년 국내 초연된 베르디의 대작 '나부코'(4월 9~12일)를 40년 만에 공연한다. 나부코와 그에게 조국을 빼앗긴 이스라엘 민족, 이스라엘 장군을 사랑한 나부코의 딸을 둘러싼 사랑과 복수를 담고 있다. 대표곡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억압과 참담함 속에서도 희망찬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로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을 위로했다. 소프라노 서선영, 바리톤 양준모, 베이스 임채준 등이 주역으로 나선다.
  • ▲ 왼쪽부터 이승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윤혜정 서울시무용단 단장,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이영만 서울시합창단 단장, 이준우 서울시극단 단장.ⓒ세종문화회관
    ▲ 왼쪽부터 이승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윤혜정 서울시무용단 단장,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이영만 서울시합창단 단장, 이준우 서울시극단 단장.ⓒ세종문화회관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2022년 사랑, 2023년 행복, 2024년 만남에 이어 내년 키워드는 희망이다"며 "전 세계가 사랑하는 명장면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통해 모두가 함께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어 재연을 결정했다. 마치 오페라판 '왕좌의 게임'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2026 세종시즌은 세종 인스피레이션 시리즈를 중심으로 시민 일상과 예술을 잇는 접점을 넓힌다. '누구나 예술로 서울' 사업과 '누구나 클래식'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 장르 접근성을 강화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하우스 투어 프로그램을 3월부터 진행하며, 하반기에는 개관 이후 처음으로 옥상정원을 개방할 계획이다.

    공연 관람을 넘어 예술을 지속적으로 향유하는 팬덤형 관객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서울아트굿즈페스티벌'을 이어간다. 2025년 첫 회 행사에는 이틀간 2만여 명의 관객이 방문하며 공연 예술을 중심으로 한 굿즈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세종문회관은 굿즈 전용 매장을 신설해 기관의 정체성과 예술적 감각을 담은 차별화된 디자인 굿즈를 내놓는다.

    안호상 사장은 "최근 관객 조사를 했는데 '세종이니까 믿고 본다'는 관객이 거의 없더라. 새로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관객의 입장과 관점을 반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굿즈페스티벌은 오픈런이 있을 정도로 인기였다. 극장이 아닌 재미있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게 인상적이었지만 공연장은 그 이상의 감동과 전율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세종문화회관을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화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첫 도입 이후 두 해 연속 완판을 기록한 '구독' 프로그램은 구독 플러스와 구독 라이트로 세분화됐다. '구독 플러스'는 가입비 4만9600원이다. 최대 40% 공연 할인과 선예매 2매 혜택을 제공하며 공연 프로그램북 교환권 2매, 희녹 에센셜 투고 키트, 아티제 아메리카노 교환권, 리미티드 시즌북 등 웰컴 기프트가 포함된다. '구독 라이트'는 가입비 1만9600원으로 최대 35% 할인과 선예매 1매 혜택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