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FIFA 랭킹 22위로 포트2 진입북중미 월드컵 최초 48개국 참가, 이에 포트2 진입 가능32개국 체제였다면 여전히 포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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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포트2에 진입했지만, 홍명보호의 세계적 경쟁력은 여전히 물음표다.ⓒ뉴시스 제공
2026 북중미 월드컵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고, 한국 축구는 '포트2'에 배정됐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를 유지하며 포트2 진입에 성공했다. 분명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다. 때문에 최초를 강조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한국 축구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고, 엄청난 성과를 이룬 것 마냥 난리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엄청나게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처럼.홍명보호가 포트2에 들어선 것은 맞지만, 냉정하게 보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포트2에 들어선 세계 축구의 강호도 아니고, 조 편성에 있어서 엄청나게 유리한 것도 아니다.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사살상 없다.과거 월드컵 포트 배정은 톱시드 국가를 제외하면 대륙별로 배분했다. 그러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는 톱시드만 FIFA 랭킹을 적용했는데, 이제 본선 진출팀 전체가 FIFA 랭킹에 영향을 받았다. FIFA 랭킹 순위에 따라 4개 포트로 나눈 것이다.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은 FIFA 랭킹 62위로 포트4에 포함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FIFA 랭킹 29위로 포트3으로 뛰어 올랐다. 그리고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포트2에 진입했다. 2022년과 비교해 발전하고 도약한 것인가.아니다. 참가국이 많아져서 생긴 현상일 뿐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월드컵 본선에는 32개국이 참여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역대 최초로 48개국이 참여한다.이전에는 각 포트에 8개 팀이 포함됐다. 이제는 12개 팀이 한 포트에 있다. 과거 포트2에 있던 팀들이 포트1으로 진입하는 등 자연스럽게 포트 순위가 앞당겨진 것이다.예를 들어 48개국 체제에서 포트1은 캐나다(27위), 멕시코(15위), 미국(14위)을 포함한 개최국 3국과 FIFA 랭킹 1위부터 9위까지인 스페인·아르헨티나·프랑스·잉글랜드·브라질··포르투갈·네덜란드·벨기에·독일이다. 32국 체제에 대입하면 개최국 3국을 포함해 FIFA 랭킹 5위 브라질까지 포트1에 포함될 수 있다. 나머지 팀은 포트2로 밀려나야 한다.한국도 마찬가지다. 32개국 체제였으면 여전히 포트3다. 때문에 사상 첫 포트2 진입은 특별할 게 없다. 변한 건 없다. 한국은 여전히 월드컵에서는 약체라는 사실.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가실.조편성에 있어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트2의 강호들을 만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약팀도 많아졌지만 강팀도 많아졌다.껄끄러운 팀들을 만날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어떤 조에 들어가도 한국이 최약체가 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어떤 조에 들어가도 확실한 강점이 있는 것이 아닌, 복불복 조편성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포트3에는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이 이끄는 노르웨이(29위)가 있다. '세계 최고의 윙어' 모하메드 살라가 중심을 잡은 이집트(34위)가 있고, 아프리카의 대표 강호 코트디부아르(42위)도 있다. 포트2 국가들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 강팀들이 즐비하다.포트4에도 껄끄러운 상대 투성이다. 특히 유럽 플레이오프(PO)에 나서는 팀들이 포트4로 들어가기 때문에 '죽음의 조'에 엮일 수 있다. 대표적인 팀이 월드컵 4회 우승팀 이탈리아(12위)다. 이탈리아가 최대 변수라 할 수 있다.또 '전설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이끄는 폴란드(31위)가 있고, 유럽의 강호 튀르키예(25위)와 체코(44위)가 있고,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21위)와 스웨덴(43위)도 있다. 이런 팀들과 한조에 엮이면 한국의 포트2 이점은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다. -
- ▲ FIFA 랭킹 22뒤 한국이 48개국 월드컵 체제에서 포트2에 진입했다.ⓒFIFA 제공
참가국이 늘어났으니 한국 월드컵 성공의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아주 옛날에는 1골이 목표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1승이 목표가 됐고,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후에는 조별리그 통과가 성공의 기준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해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실패했다.48개국 체제에서는 조별 통과는 성공 기준이 될 수 없다. 조별리그 3경기 중 1승만 하면 조별리그 통과가 가능한 상황이다. 팀당 3경기를 치러 조 1, 2위는 32강으로 직행하며,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상위 8개 팀도 32강에 오른다.월드컵 1승은 먼 과거의 성공의 기준점이다. 때문에 성공의 기준은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라 16강이 돼야 한다. 16강 진출이 성공의 기준점이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사실상 없다. 32개국 체제에서는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16강에 갔고, 48개국 체제에서는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32강으로 간다. 단판 경기로 16강 진출팀을 가린다.지금 홍명보호의 경쟁력으로 조별리그 통과도 어려울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통과한다면 32강 단판 승부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홍 감독 역시 월드컵 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잡으면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내세웠다.한국의 월드컵 본선의 본질은 꿀조에 기대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강호를 상대로 세계적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한국 축구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발전하고 성장했는지를 볼 수 있는 무대가 바로 월드컵이다. 그 경쟁력의 마지노선이 16강이라는 문턱이다.지금 중요한 건 사상 최초 포트2 진입이 아니라 사상 최초 48개국 월드컵 체제에서 한국 축구가 어떤 경쟁력을 보여주느냐다.최상의 조, 죽음의 조 전망은 아무 의미 없다. 지금까지 한국에 꿀조는 없었다. 어떤 조에서도 힘겨웠다. 1승 제물이라고 무시한 팀에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이 여유를 부릴 만한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한국과 한조에 엮이는 다른 팀이 꿀조라고 쾌재를 부를 수 있다.포트2 진입이 아닌 어떤 팀과 조편성이 돼도 무너지지 않는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상황. 홍명보호의 세계적 경쟁력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지금 상황에서 그 희망은 크지 않다. 포트2라고 환호하기에는 지금 현실은 너무 암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