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논의 없었다'는 김병기에 반박"뒷감당 잘할 수 있으니 걱정 말라"원내지도부는 여전히 "논의했어야"
  • ▲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하는 검사장 18명 고발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파열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원내 지도부와 상의 없는 '돌발 조치'라며 볼쾌감을 드러낸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충분히 사전에 얘기를 해왔다"고 주장하는 등 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은 2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것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내(지도부)가 너무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 이것을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면서 법사위의 일방 행동이라는 지적에 반박했다.

    김 의원은 "아시는 것처럼 (정청래) 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이 사안에 대해 계속 초강경 발언을 이어갔다"며 "강경 모드를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법사위에서도 당연히 그동안 하겠다고 했던 것들에 대해서 밝혔던 계획을 이행하는 과정에 불과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가 "뒷감당은 거기(법사위)서 하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데 대해서는 "뒷감당 잘 할 수 있다. 그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또 검사장 고발에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도 소통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법사위가 있었는데 그때 장관과 소통했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경찰에게 수사를 하게 해야 된다. 그래서 우리가 고발하겠다. 고발하면 협조할 것이냐'라는 취지로 질문했고, 장관은 '고발하면 적극 협조하겠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14일에 법사위 전체가 기자회견을 하는데 그때 이미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원내지도부는 여전히 결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훈기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지도부 입장에서는 좀 더 논의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원내부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서 계속 성과를 만들어 국민의 기대감이 높은데, 그때 자꾸 (민주당) 내부에서 이슈가 생기니 국민이 안타까워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법사위원들이 검사장 18명 고발 조치를 예고하자 "일사불란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협의도 없이 하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예민한 이야기는 정제돼서 올라가야 한다"며 "알아서 하라 그러라. 뒷감당 거기서(법사위) 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 당내 강경 세력의 움직임으로 인해 대통령의 외교 행보가 묻히는 일이 또 반복될 것을 우려한 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이 (해외) 나갈 때마다 (당에서) 이상한 얘기를 해서 대통령 성과가 묻히는 경우를 없애려고 한다"며 사실상 '자제령'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