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서대문구, 2일 공공 정비 협약 체결구의회 예산 삭감에 멈춘 '홍제역세권 개발', 협력사업 포함정치 충돌에 표류하던 개발, SH 가세로 일단락
  • ▲ (좌) 이성현 서대문구청장과 (우)황상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지난달 31일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 (좌) 이성현 서대문구청장과 (우)황상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지난달 31일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서대문구 홍제역 일대 대규모 역세권 개발이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서대문구와 공공 정비사업 협력에 나서면서, 정치적 갈등과 예산 확보 난관으로 지연됐던 홍제역 역세권 활성화사업이 본격 추진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SH공사는 2일 서대문구와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측은 도시·주거환경 정비 전략 수립, 인허가·관계기관 협의 지원, 사업 관련 정보 제공 등 공공 정비사업 전반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핵심은 홍제역 역세권 활성화사업이다. 개발 대상지는 서대문구 홍제동 298-9번지 일대 약 4만2515㎡(1만3000평)로 1970년대 지어진 유진상가와 인근 인왕시장 등이 포함된다.

    2000년대 이후 민간개발 추진에서는 수차례 실패했던 해당지 사업은 올해 7월 서울시가 공공 정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하고 9월 서대문구청장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며 탄력을 얻는 듯 했으나 서대문구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속도가 급격히 둔화됐다.

    구의회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시급한 예산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난해 말 예산안 조정 과정에서 해당 사업비 반영을 거절했고 올해 7월 추경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9월에는 "구청장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관련 예산을 또다시 막아섰다.

    국민의힘 구청장과 민주당 다수 의회의 갈등이 지역 주요 사업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SH공사 참여로 사업은 공공 시행역량·자금 조달·행정지원이 한꺼번에 보강되는 셈이어서 사실상 정상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홍제역 일대는 지하 6층~지상 49층 규모의 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총 1121가구 공동주택과 92실 오피스텔이 들어서며, 상업·문화·복지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방치됐던 홍제천 수변공간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해 수변 휴식 공간과 문화공간으로 재조성할 계획이다.

    SH공사는 현재 서대문구 내 홍은1·연희2·충정로1 일대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으로 홍제역 사업까지 포함하면 총 4개 구역에서 공공 정비사업이 진행된다.

    황상하 SH공사 사장은 "정체돼 있던 도시정비 사업에 공공성을 더하고 속도를 높이기 위한 협력"이라며 "서대문구와 함께 주민이 체감하는 도시 혁신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