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75주년 맞춰 회창 열사능원 방문마오쩌둥 장남 묘소 찾아 헌화…중국과 연대 과시 의도러시아 협력 강화 속 대중 관계 복원 시그널 해석북·중·러 3각 연대 현실화 조짐, 대미 견제 축 강화 우려 확산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군의 6ㆍ25전쟁 참전 75주년 기념일(10월 25일)을 맞아 지난 24일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에서 경의를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군의 6ㆍ25전쟁 참전 75주년 기념일(10월 25일)을 맞아 지난 24일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에서 경의를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당시 중국군 참전 75주년을 맞아 중국인민지원군 전사자 묘역을 참배하며 북중 간 혈맹 관계를 재차 부각시켰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강화 속에서도 중국과의 상징적 연대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정은 동지께서 24일 평안남도 회창군의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아 숭고한 경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군 전사자들의 묘역 앞에서 묵념한 뒤,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장남이자 6·25전쟁 중 전사한 마오안잉의 묘에 헌화했다. 이번 참배에는 조용원·박정천·김덕훈 노동당 비서와 최선희 외무상 등이 동행했다.

    통신은 "혁명전쟁을 피로써 도와 국제주의 정신과 형제적 우의를 발휘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의 모습은 조중(북중) 친선의 고귀한 상징으로 남아 있다"며 "피로 맺어진 조중친선은 세월이 바뀌어도 사회주의 위업을 향한 공동의 투쟁 속에 불패의 생명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은 6·25전쟁 당시 중공군 사령부가 주둔했던 곳으로 마오안잉을 비롯한 다수의 전사자 유해가 안장돼 있다. 

    김 위원장은 2020년 중국군 참전 70주년을 앞두고도 같은 장소를 방문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 공식 참배다.

    다만 5년 전과 비교하면 의전 규모는 다소 축소됐다. 당시에는 김 위원장이 "조중 양국은 운명을 하나로 연결하고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라며 직접 발언했으나 올해는 추모사 없이 참배 장면만 공개됐다. 동행 인사 중 군 간부의 비중도 눈에 띄게 줄었다.

    대외 메시지를 최소화하면서도 북중 간 혈맹의 상징성은 유지하려는 절제된 행보로 분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같은 날 '중국인민지원군의 위훈은 조중친선과 더불어 길이 빛날 것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신문은 "중국인민지원군 조선전선 참전 75돌을 두 나라가 함께 기념하는 것은 조중친선을 승화 발전시키려는 두 나라 당과 인민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오늘 조중 친선은 최고 영도자들의 깊은 관심 속에 새로운 발전 국면을 맞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국주의자들의 침략과 패권을 반대하는 공동 투쟁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 내에서는 중국군 참전 기념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황해북도 신평군에서는 중국인민지원군 묘지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며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6년 만에 기고문을 실어 북중 간 전통적 우의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