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이 우승한 2015년 4위 이어 10년 만에 재도전내달 21일 KBS교향악단과 협연…26일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
  • ▲ 중국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에릭 루가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연주하는 모습.ⓒ쇼팽인스티튜트
    ▲ 중국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에릭 루가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연주하는 모습.ⓒ쇼팽인스티튜트
    중국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에릭 루(28)가 10년 만에 다시 도전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970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미국의 게릭 올슨을 심사위원장으로 하는 심사위원단은 21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 필하모닉 홀에서 개최된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에릭 루를 1위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상금은 6만 유로(약 9900만 원)이다.

    결선 라운드에는 중국·미국·일본·폴란드·캐나다·조지아·말레이시아 등 7개 국가에서 11명이 진출했다. 2위는 중국계 캐나다인 케빈 첸, 3위는 중국인 지통 왕이 차지했다. 이들 외에도 4위 티엔야오 류(중국)·시오리 구와하라(일본), 5위 피오르트 알렉세비츠(폴란드)·빈센트 옹(말레이시아), 6위 윌리엄 양(미국)이 입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1997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대만 출신 아버지와 중국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루는 미국 커티스 음악원을 졸업했다. 2015년 조성진이 우승했던 쇼팽 콩쿠르에서 4위를 기록했으며, 2018년에는 영국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워너 클래식스와 계약해 여러 장의 음반도 발매했다.

    에릭 루는 우승 발표 후 "정말 꿈이 이뤄진 순간이다. 쇼팽의 음악이 나를 다시 무대 위로 이끌었다"며 "이 영예를 얻게 돼 진심으로 감사하고, 온라인으로 지켜봐 주신 전 세계 쇼팽 애호가들과 바르샤바 현장 관객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고 오래된 콩쿠르는 폴란드 태생의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을 기념해 1927년 창설됐다.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로 꼽힌다.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5년 주기로 쇼팽의 기일인 10월 17일 전후 3주에 걸쳐 치러지며, 쇼팽의 곡만 연주할 수 있다. 한국인 수상자로 조성진이 2015년 우승했고, 2005년에는 임동민·임동혁 형제가 2위 없는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역대 가장 많은 642명이 지원했으며, 예선을 통과한 66명과 주요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19명 등 85명이 본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한국에서는 이혁·이효 형제가 3차 본선에 진출했으나 결선 진출에는 모두 실패했다. 결선에 오른 11명은 지난 18~21일 쇼팽의 폴로네이스 환상곡을 연주하고, 피아노 협주곡 1·2번 중 한 곡을 선택해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입상자들은 이날 오후 8시 폴란드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시상식과 갈라 콘서트를 갖는다. 에릭 루는 오는 11월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 참석해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중 한 곡을 협연할 예정이다. 이어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3년 만에 리사이틀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