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첫 국감…조희대 증인 출석 두고 여야 난타전與 "당연히 증인 출석" VS 野 "삼권분립 원칙·헌법 파괴"조희대 "법관 증언대 세우면 재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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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3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이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원장 국감 증인 세우려는 여당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대법원 등에 대한 국감 실시를 선언하면서 "국감에 앞서 한말씀 드리겠다"며 "대법원장님께서 인사말씀과 함께 여야 약간명의 위원님들로부터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 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추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그동안 관례에 따라 대법원장은 인사말씀만 드리고 이석했다. 하지만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과 조진만, 민복기 대법원장 등은 국회에 출석해 질의 응답에 응했다"고 했다.이어 "지난 9월 30일 국회 법사위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해명할 기회와 답변을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이에 대해 시원한 의혹 해소는 없었고, 해명 자료 또한 낸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셨고, 대법원장님 또한 헌법상 대한민국의 공직자이며 대법원은 명백히 국정감사의 피감 기관"이라며 "따라서 국회의 질의에 응답하고 국민 앞에 소명하는 것은 헌법 제7조의 공무원의 책무이자 헌법 제61조의 국정감사 조사권에 따른 당연한 의무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대법원장님 개인적으로도 그간 의혹으로 오해받는 사항이 있다면 이 기회를 통해서 해소하는 기회로 삼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與에 정면 응수 "정의와 양심 벗어난 적 없다"
이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취임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
그러면서 "법치국가에서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대법원장으로서 국감의 시작과 종료 시에 출석해 인사 말씀과 마무리 말씀을 했던 종전의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저에 대한 증인 출석요구는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한 합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감은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와 사법권의 독립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 합의의 비공개를 규정한 '법원조직법 제65조' 등의 규정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다"고 현 상황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삼권분립 체제의 법치국가에서는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제, "우리 국회도 과거 대법원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필요성에 관한 논란이 있었을 때에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존중하는 헌법정신과 가치를 확인하는 취지의 관행과 예우 차원에서 그 권한을 자제하여 행사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 ▲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조 대법원장 증인 출석 두고 여야 난타전 … 결국 참고인으로 자리 지켜
이후 여야는 조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 여부를 두고 고성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장님의 오늘 모두발언을 들으면서, 심히 헌법 파괴 행태에 대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나 의원은 "대법원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출석하지 않고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오랜 관례다. 왜 그렇게 했느냐,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존중하는 것이었다"며 "이러한 삼권분립 원칙을 저희가 파괴한다면 이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헌법 근간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이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지금 여전히 내란을 극복하고 있는 과정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들은 국회가 물어볼 수 있다"며 "사법부 독립을 얘기하는데, 일단 그 전에 국회법에 따라서 대법원장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했다.
이어 "증인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따라야 한다"며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대선에 개입했다라는 이 의혹이 너무나 크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불러야 한다"고 했다.통상 대법원장은 국감에 출석해 인사말을 한 뒤, 법사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곧바로 이석하는 것이 관례다.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은 사법행정을 감독하는 법원행정처장이 답변했다.그러나 이번 국감에서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질의를 받겠다고 밝혔고 조 대법원장은 자리를 지키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