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선불' 이어 의약품 관세 100% 위기"목표 지점은 APEC" … 물밑 협상 이어가韓·日 회담 주목 … 관세 협상 논의 전망
  •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순방 이후 난제에 봉착한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불' 발언으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9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대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는 미국이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현금 출자를 요구하며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이외에 투자액 증액까지 요구하는 등 압박을 이어오고 있다.

    관세협상 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며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7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가 52.0%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9월 첫째 주 56.0%를 기록한 뒤 3주 연속 하락세다.

    리얼미터는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기간 중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관세 압박과 '선불' 발언 등 한미 관세 협상 난항에 대한 시장 불안 및 부정적 경제·외교 이슈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주 후반으로 갈수록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대미펀드 현금 출자 요구에 선을 그으면서 다음 달 APEC 정상회의를 시한으로 정했다. APEC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재회할 예정인 만큼, 한 달가량 남은 시점에서 물밑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7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관세협상과 관련해 "하나의 (관세협상) 목표 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차기 (한미) 정상회담 계기일 것"이라며 "APEC 때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3500억 달러 펀드를 두고 '선불'(up front)이라 주장한 데 대해 "우리가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할 시 8월 말 기준 외환 보유액(4163억 달러)의 80%를 소진해야 하므로 외환시장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 우려한다.

    우리 정부는 3500억 달러 투자 펀드 선결 조건으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구했다. 금융시장의 불안 확산으로 주가나 환율이 급등락하는 등 충격이 발생해 통화스와프를 가동할 시 시장의 불안을 안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로부터 수입한 의약품에 100% 품목별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예고하며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백악관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해외 제약사의 모든 의약품에 100% 관세가 부과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30일 열리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일 공통 관심사인 대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직전 일본에 들러 이시바 총리를 만나 관세협상과 관련한 조언을 받았다.

    우리 정부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관세 협상과 관련해 국익을 최우선의 전제로 두고 계속해서 진행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 응답률은 4.8%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