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국방부 내부문건 입수, 백악관이 대통령 참석 확인""장성 수백명 부르면서 이유 밝히지 않아 불안-우려 증폭"장성 20% 감축 계획, 주한미군사령관 지위 영향에도 촉각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있다. 250826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있다. 250826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미군 장성 소집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로이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그들에게 강인하고 단호해야 할 소중한 지도자들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WP는 전날 배포된 국방부 내부문건을 인용,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명령한 1성급 이상 전군 지휘관 소집행사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내용을 백악관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에는 1성 이상 장군이 800명가량 근무하고 있다. 이들을 한꺼번에 소집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참석하면서 국내·외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과 국방부가 소집 사유를 밝히지 않아 군 내부에서는 혼선과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특히나 이번 소집은 고위 군 지휘부 일부를 이미 해임하는 등 미군의 감축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5월 서명한 각서를 통해 약 100명의 장군과 제독을 감축하고, 4성 장군(대장)도 최소 20% 감축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주한미군사령관의 미군 조직 내 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이날 WP는 "헤그세스 장관이 주요 지휘관 직위의 최고 계급을 4성에서 3성으로 낮추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며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등 지역별 주요 사령부인 전투사령부(Combatant Commands)의 대대적 통합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여러 관계자가 전했다"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행정부의 새 국방전략이 중국과의 충돌 대비에서 벗어나 미국 영토 방어와 미국 내 군사 활용에 집중하도록 자원을 크게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정책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오리건주 포틀랜드 및 각지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에 병력배치를 지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본토 방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효과적인 중국 억지를 목표로 노후·중복 프로그램 폐지, 각 지역 본부 통폐합, 장군직 축소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일본 주둔 미군을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에 작전지휘권을 갖는 '통합군사령부'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주한미군사령관의 계급이나 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은 일본의 요구에 따라 통합군사령부에 대장(4성 장군)을 임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태평양 육군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이 4성이라 쉽지 않은 만큼 이들 중 계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소식통들은 헤그세스 장관이 군 기준과 전사 정신에 대해 짧은 연설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군이 '정치적 올바름'에 신경을 쓴 탓에 전투력이 약해졌다고 주장하며 전사 정신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그가 기강 잡기 차원에서 장성들을 소집했거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임명 당시부터 군 경험 부족을 지적받아온 헤그세스 장관이 수십년을 군에서 보낸 고위 장성들에게 전사 정신을 가르치려 든다는 데에 대한 반발심도 감지된다.

    전세계 지휘관을 한자리에 모으면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지휘 공백이 생기거나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소집일이 미국 연방정부의 회계연도 마지막 날이고, 셧다운 가능성도 있어 핵심 인력의 발이 묶일 수 있다는 불안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