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5500억달러 수준에 가까워지는 방안 논의대미 투자, 대출 아닌 현금 제공도 요구"루트닉, 강경 입장에 한·미 합의 불안'
  • ▲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후속 논의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최근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금액을 더 늘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매체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이 최근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3500억달러로 합의했던 대미 투자금액을 소폭 증액해 일본의 5500억달러 투자에 가까워지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루트닉 장관은 대미 투자의 상당 부분을 대출이 아니라 현금으로 제공받기를 원한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과의 협상을 세밀하게 조정 중이지만, 7월 말 합의한 내용에서 극적인 이탈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WSJ에 설명했다.

    WSJ은 "루트닉 장관이 한국과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과의 무역합의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였다"며 "일부 한국 관료들은 사석에서 동맹국들에 백악관이 골대를 계속 옮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미투자액을 늘리는 것과 현금 위주로 투자하라는 루트닉 장관의 요구는 모두 한국 정부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3일 미국 뉴욕에서 싱크탱크 관계자 등을 만난 자리에서는 "관세협상과 관련해선 우리가 미국 측 요구를 무조건 수용할 수 없다"며 "한·미 양국이 합리적인 타결책을 찾아내길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